매일신문

'우리는 살고 싶다' 가덕도 신공항 반대 문구 "정치인들 촬영 때 알았을까?"

지난 2월 1일 부산 강서구 가덕도 인근 해상에서 화물선이 부산신항 방향으로 항해하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이 2개월 연속 두 자릿수대 증가율을 나타내며 본격적인 회복의 신호탄을 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월 수출은 작년 동기 대비 11.4% 증가했다. 연합뉴스
지난 2월 1일 부산 강서구 가덕도 인근 해상에서 화물선이 부산신항 방향으로 항해하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이 2개월 연속 두 자릿수대 증가율을 나타내며 본격적인 회복의 신호탄을 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월 수출은 작년 동기 대비 11.4% 증가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가 지난 1월 21일 오후 부산 강서구 대항전망대에서 가덕도신공항 예정지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가 지난 1월 21일 오후 부산 강서구 대항전망대에서 가덕도신공항 예정지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월 1일 오전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를 찾아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들과 함께 가덕도 신공항 예정 부지를 둘러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부산을 찾아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월 1일 오전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를 찾아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들과 함께 가덕도 신공항 예정 부지를 둘러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부산을 찾아 '가덕도 신공항'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정치의 '핫'한 이슈인 가덕도 신공항 건설과 관련, 가덕도를 내려다 볼 수 있는 부산 강서구 '대항 전망대'에는 공항 건설 관련 '찬성' 입장을 보이는 여야 정치인들의 방문이 잇따랐다.

그러면서 기념 촬영도 이어져, 다량의 사진이 언론 보도로 전파됐다.

▶그런데 이곳에 있는 비행기 조형물에 새겨진 문구가 주목을 끌고 있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환경단체들이 지난해 말부터 '우리는 살고 싶다' 'No Plane No Pain'(비행기가 없으면, 고통도 없다) 등의 문구를 새긴 것.

공교롭게도 이 문구는 지난 1월 21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일행이 찾았을 때 촬영한 사진에도, 지난 2월 1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일행이 방문해 찍은 사진에도 함께 실렸다.

이 조형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함께 드러나는 위치에 문구가 새겨진 까닭이다.

▶조형물은 지난 2016년 가덕도 신공항 찬성 지자체들이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지난해 11월 26일 국회에서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발의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 국내 환경단체 '청년기후긴급활동'이 반대 의사를 표명하며 해당 문구를 조형물에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월 21일 오후 부산 강서구 대항전망대를 방문,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과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김영춘, 박미영 예비후보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월 21일 오후 부산 강서구 대항전망대를 방문,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과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김영춘, 박미영 예비후보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망대 아래에는 비행기에 눈과 입 등을 그리고 통통하게 몸집을 키워 마치 캐릭터처럼 만든 비행기 조형물도 있다. 이 조형물에는 'From here the sky~'(이곳에서 하늘로~)라는 문구가 원래부터 새겨져 있고, 가덕도 신공항 이슈 등을 이유로 추가로 문구가 적힌 상황은 아니다.

이곳에서도 가덕도 신공항을 찬성하는 정치인들의 기념 촬영이 이어지고 있다. 전망대 위 비행기 조형물을 배경으로 찍은 정치인들과 비교하면, 실수를 피한 셈이다.

다만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월 21일 부산을 찾아 대항전망대 비행기 조형물 앞에서 기념 촬영을 했고, 전망대 아래 '통통한' 비행기 조형물 앞에서도 기념 촬영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부산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부산에서 열린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 보고'에 참석, 가덕도 공항 예정지를 어업지도선을 타고 시찰하며 이병진 부산시장 권한대행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청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도했는지 아닌지는 확인할 수 없으나 아무튼 문재인 대통령도 실수를 피한 맥락이다.

지난 25일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 보고' 행사에 참석차 부산을 찾아 가덕도 신공항 지원 의사를 직접 밝힌 문재인 대통령은 가덕도도 시찰했는데, 대항 전망대가 아니라 어업지도선을 타고 가덕도를 둘러봤다.

그래서 당시 현장 사진에 '우리는 살고 싶다' 'No Plane No Pain'(비행기가 없으면, 고통도 없다) 등의 문구가 문재인 대통령의 배경에 함께 찍히는 '불상사'는 피할 수 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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