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22.44%, 평가손익 -80만6천195원'
올해부터 주식을 시작한 직장인 1년차 권모(28) 씨의 주식 잔고·손익 계좌다. 권 씨는 1~2%대 은행 이자보다는 수익률이 낫다는 생각에 미국 나스닥 주식을 시작했다. 지난 2월 말부터 약간 내림세를 보이더니 최근 수익률은 -22.44%를 기록했다.
권 씨는 "대출 등으로 자금을 더 늘려 손해를 메울 예정"이라며 "주식 투자의 최종 목표는 내 집 마련"이라고 했다. 이런 권 씨의 경우 사실상 '중위험 도박군'에 해당된다. 더 심해지면 도박 관련 센터에서 상담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
주식 관련 커뮤니티에서 한 대학생은 "무조건 돈 번다는 말만 믿고 '게임스톱' 주식을 샀다가 하루 만에 200만원 잃고 아버지께 울면서 죄송하다고 했다"며 글을 올렸다. 이에 "저도 300만원 잃었다", "내 얘기네"라는 댓글이 잇따라 달렸다. 청소년이 "엄마한테 받은 학원비로 급등주 탔다가 완전히 물려버렸다"고 쓴 글도 있었는데, 10대들도 주식시장에서 돈을 되레 잃었다는 후기를 찾을 수 있었다.
지난해 3월부터 주식시장 호황으로 '돈 벌었다'는 이야기를 쉽게 들을 수 있는 반면, 큰 돈을 잃고도 주식을 끊지 못해 도움을 구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3일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주식 중독 현상 상담은 5천523건으로 전년 3천540건보다 56%가량 증가했다. 대부분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했다가 돈을 잃은 뒤 가족에게까지 어려움을 주게 돼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다.
지난해 주식 중독 현상으로 치유·재활 서비스를 받은 사람은 모든 연령대에서 전년보다 늘었다. 10대는 2018년, 2019년 한 명도 없다가 지난해 25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20대(236명)와 30대(579명)는 전년보다 각각 223%, 79%씩 증가했다.

이미향(53)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대구센터 예방홍보팀장은 "최근 청소년들도 남의 돈으로 주식을 하다가 상담을 요청한다. 20, 30대는 빚을 내 주식 투자를 하다가 실패해 다시 대출을 받는 등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곳을 찾는다"며 "주식이 합법적이고 사회적으로 이미지가 좋을지라도 더 큰 돈을 얻기 위해 돈을 걸어 베팅(betting)하는 행위, 즉 대박을 꿈꾸는 한탕주의가 깔려 있기 때문에 도박에 해당된다"고 했다.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회구조가 불확실할 때 주식 등 도박으로 일확천금을 꿈꾸는 사람이 많아져 '묻지마'식 투자가 이뤄진다"며 "나만 돈을 벌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의 일종인 '포모현상'(FOMO(Fear Of Missing Out) ; 소외된다는 두려움에 투자자들이 시장에 진입하는 현상)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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