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1시쯤 대구고등·지방검찰청 정문 앞에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구 방문을 환영한다'는 내용의 화환 10여 개가 늘어섰다. 이 화환들은 대구뿐만 아니라 부산, 경남, 강원, 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윤 총장을 응원하는 시민들이 보낸 것이다. 화환마다 '중수청 철회하라', '윤 총장님 사랑합니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검찰청 측은 이날 철거하는 조건으로 화환 설치를 허용했다.
윤 총장을 지지하는 대구 시민들은 화환 앞에서 현수막을 들고 윤 총장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이들은 지지자 모임 인터넷 카페나 밴드 회원들이었다. 황영육(60) 씨는 "지금 국민들이 많이 힘들어하지 않느냐"며 "윤 총장이 이런 상황을 바꿔줄 인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검찰청 앞 도로 건너편에는 '검찰개혁 적폐청산 대구시민 촛불연대'가 반대 집회를 진행했다. 집회에 참여한 공병인(50) 씨는 "국민의 대표자인 의회가 만든 검찰개혁 법안을 일개 공무원에 불과한 검찰총장이 거부하는 게 말이 되냐"고 했다.
이들 중 3명이 화환 앞으로 건너와 '검찰 개혁'과 '윤 총장 탄핵'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유튜브로 상황을 생중계했다. 이 때 윤 총장을 지지하는 시민들과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험한 말들이 오갔고, 경찰은 이들을 말리느라 분주했다.
오후 2시쯤 윤 총장이 탄 차가 검찰청 진입로에 들어서자 윤 총장을 지지하는 시민들은 박수를 보냈고, 윤 총장 탄핵을 주장하는 시민들은 '윤 총장은 물러나라'를 외쳤다.
윤 총장을 지지하는 시민들은 윤 총장이 탄 차 앞에서 연방 "윤석열"을 연호하며 차 안으로 꽃다발을 집어넣기도 했다. 차에서 내린 윤 총장은 취재진과 짧게 인터뷰를 했다. 이 순간에도 "윤석열"을 연호하는 함성과 "윤석열은 물러나라"는 목소리가 뒤엉켰다. 시민들은 윤 총장이 검찰청 안으로 들어간 뒤 흩어졌다.
윤 총장의 이날 대구 방문에 대해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윤현룡(72) 씨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 총장의 말에 크게 공감했다"며 "그런 분 없으면 나라가 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황모(45) 씨는 "윤 총장은 공무원인데 극우 진영에서 대권 후보처럼 떠받들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 같아 보기 싫다"며 "윤 총장 때문에 대구가 유독 갈라져서 심하게 싸우는 느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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