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 사이에서도 아스트라제네카(이하 AZ) 코로나19 백신 기피 현상이 확산하면서 방역당국이 세운 11월 집단면역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백신 불신을 가라앉히지 못하면 코로나19와의 전쟁이 생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3일 대구 동산병원에서 코로나19 전담의료진을 상대로 한 화이자 백신 접종이 본격 시작된 가운데 지역 병원들이 백신 접종 인원 파악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같은 병원 종사자 중에도 코로나19 전담의료진은 화이자 백신을, 나머지는 AZ백신을 접종토록 방침을 정했다.
이에 대해 비교적 나이가 젊은 의사와 방사선사, 물리치료사 등은 "효능이 떨어지는 AZ백신을 맞을 바에 접종을 미루겠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한 병원 교수는 "같이 일하는 직원 설득도 쉽지 않다"며 "의사라고 해서 일반인보다 더 많은 백신 관련 정보를 아는 것도 아니다. '백신이 유전자에 변형을 주면 어떻하느냐' 등의 말도 되지 않는 걱정을 하는 이들도 있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대구 한 대형병원은 몇 주째 백신접종 인원 파악을 위한 안내 공지를 계속 내보내고 있지만 상당수가 묵묵부답이어서 집계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문자와 이메일 등으로 안내를 계속하고 있지만 AZ백신 맞기를 꺼려하는 분위기가 의료진 사이에서도 역력하다보니 대답을 미루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한 간호조무사(29)는 "직업 특성상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것을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유럽에서도 AZ백신 불신이 가중되면서 백신이 남아도는 상황이라는데 직업을 이유로 백신 접종을 반강제화하는 분위기는 옳지 않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의료계부터 동요하지 말고 솔선수범해 백신을 접종받을 것을 권고했다. 앞서 접종을 시작한 세계 각국의 사례를 통해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은 확인됐다는 것이다. 김신우 경북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어린이와 고령자 등 인구 중 일부 연령대는 하고 싶어도 접종할 수 없는 상황이다보니 접종 가능한 의료진들이 앞장서 백신 접종를 권유한다"면서 "당장 내 가족, 내 환자에 대한 코로나19 감염과 전파 위험을 낮춘다는 것만으로도 의사들의 접종 필요성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백신에 대한 불안감은 3일 오후 요양병원 AZ백신 접종환자 중 사망자 2명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더욱 가중되는 분위기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정재훈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백신 접종 후 사망은 백신으로 인한 사망과 다르다"면서 "국민 불안을 해소해드리기 위해서 부검, 역학조사, 과거 사망율과 비교 등을 실시할 동안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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