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같은 도서관, 삶의 품격이 달라졌다."
"아이들과 주말마다 오고 싶어요."
"웬만한 카페보다 더 아름답고 편안한 도서관"
"책을 마음껏 즐기고 싶은 도서관"
최근 새롭게 개관하거나 리모델링을 한 도서관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이다. 도서관이 자유롭게 독서하고 사색하고 커피와 차를 마시며 사람들과 편안하게 만나는 공간으로 변모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공공도서관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많은 변화를 했다. 2010년 759개에서 2019년에는 1천134개로 50% 정도 늘었다. 매년 40여 개의 도서관이 새로 건립되었고, 지어진 지 오래된 도서관은 리모델링을 통해 재탄생되었다. 요즘 도서관은 조용한 분위기에서 책을 읽고 공부를 하는 곳에서 삶의 휴식을 주는 제3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개념은 미국의 사회학자인 레이 올든버그(Ray Oldenburg)가 그의 저서 'The Great Good Place'에서 주창한 것이다. 제3의 공간을 "집, 회사 이외에 사람들이 스스럼없이 자주 모일 수 있는 공간"으로 정의했다. 제1의 공간은 거주공간, 제2의 공간은 근무공간, 제3의 공간은 집과 일터가 아닌 편리하고 즐거움을 주는 공간이라는 것이다. 이용자가 가장 많은 제3의 공간으로 상업용 공간은 카페이고, 공적인 공간은 공공도서관으로 드러났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18년 문화향수 실태조사에 따르면 도서관, 박물관, 미술관, 문예회관 등 문화예술 활동 공간 중에서 도서관 이용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몇 년 전 필자는 건립된 지 34년이 지난 도서관의 리모델링을 진행한 적이 있다. 칸막이로 막힌 공간을 최소화하고 감성적 가구와 심미적 집기로 배치하여 개방된 통합자료실을 조성했다. 책 읽는 장소도 넓은 테이블, 둥근 탁자, 1인용 안락소파 등을 비치하여 오래 머무르고 싶은 공간으로 만들었다. 리모델링 후 도서대출자 수와 대출 권수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전년도 대비 대출자는 24%, 대출 권수는 19.2%나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요즘 사람들은 집보다 분위기도 있고 집중이 잘 되는 제3의 공간을 자주 찾고 있다. 같은 공간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타인과 공감을 나눌 수 있고, 서로 적극적인 소통을 하지 않아도 그런 분위기 속에서 서로를 의식하며 느슨한 연대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제3의 공간은 새로운 트렌드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이제 도서관은 직장과 가정을 벗어나 정서적으로 휴식하면서 정신적으로 신선한 자극을 받을 수 있는 곳으로 거듭나고 있다.
대구지역에는 36개의 공립 공공도서관이 있다. 예전보다는 편리하고 아늑한 공간으로 조성된 곳이 많아졌다. 하지만 일부 도서관은 여전히 낡은 건물과 내부시설, 칸막이 공부방으로 활용되고 있다. 올해 3개 도서관이 새롭게 건립되고 3개 도서관이 리모델링에 들어간다. 앞으로 새롭게 만들어질 도서관을 상상해 본다. 책과 함께 멋진 공간의 아우라를 체험할 수 있는 도서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새로운 도서관은 대구시민들이 소풍 가듯 즐겁게 찾는 제3의 공간으로 멋지게 탄생하기를 기대해 본다.
제갈선희 대구2·28기념학생도서관 독서문화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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