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허지웅, KTX 햄버거 진상 승객에 일침 "부모 돈으로 살아가…추하고 꼴사나워"

한 여성이 KTX 열차 안에서 마스크를 내린채 햄버거 등 음식물을 섭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이 여성에 대해 쓴 게시물에 함께 올려진 영상 캡쳐.
한 여성이 KTX 열차 안에서 마스크를 내린채 햄버거 등 음식물을 섭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이 여성에 대해 쓴 게시물에 함께 올려진 영상 캡쳐.

작가 허지웅이 KTX에서 마스크를 벗고 음식물을 섭취하는 등 방역 수칙을 위반한 당사자를 향해 "추하고 꼴사납다"고 일침을 가했다.

허지웅은 4일 SNS에 "요즘 신문에 자주 등장하는 말이 있다. '우리 아빠가 누군지 알아?'라는 말이다. KTX 열차 안에서 햄버거를 먹던 사람을 제지하자 폭언과 함께 '우리 아빠가 도대체 누군지 알아?'라는 말이 돌아왔다"고 적었다.

이어 "오래 전에는 이런 말을 종종 보고 들었다"며 "나이든 자들이 내가 누군지 아냐는 질문을 하고 그 자식들이 우리 아빠가 누군지 아냐는 질문을 하는 동안 우리 공동체의 가장 나쁜 맨얼굴을 보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측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증명한 것 없이 부모 돈으로 살아가며 그걸 부끄럽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은 흡사 삼루에서 태어난 주제에 삼루타를 친 것마냥 구는 자를 보는 것처럼 추하고 꼴사납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시간 돈이 아니라 내가 가진 가장 빛나고 훌륭한 것을 자식에게 물려주고자 분투하고 있는 모든 부모님을 응원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KTX 열차 내에서 햄버거를 먹는 등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방역을 위반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된 20대 여성 승객이 고발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코레일 등에 따르면 코레일은 감염병예방법 위반 및 철도안전법 위반 등 혐의로 20대 여성 A씨를 경찰에 고발했다.

A씨는 지난 2월 28일 오후 6시쯤 경북 포항에서 서울로 가는 KTX 열차에 동대구역에서 승차, 마스크를 벗고 음식물을 섭취했다.

A씨는 우선 초코 케이크를 먹던 중 승무원에게 지적을 받아 초코 케이크를 가방 안에 넣었지만, 승무원이 지나간 후 가방에서 햄버거를 꺼내 먹었다.

이에 인근에 있던 승객 B씨로부터 항의를 받자 막말과 욕설을 했고, 두 사람 간 말다툼도 이어진 후, B씨가 당시의 상황을 글로 적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

글에 따르면 당시 B씨의 항의에 A씨는 "내가 여기서 먹든 말든 무슨 상관이냐"라며 "천하게 생긴 X이 우리 아빠가 도대체 누군줄 알고 그러느냐. 너 같은 거 가만 안 둔다"고 했고, 이게 온라인에서 논란이 되면서 네티즌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이후 A씨는 해당 글 게시자(B씨)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다음은 허지웅 글 전문.

요즘 신문에 자주 등장하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아빠가 누군지 알아? 라는 말입니다. KTX열차 안에서 햄버거를 먹던 사람을 제지하자 폭언과 함께 우리 아빠가 도대체 누군지 알아? 라는 말이 돌아왔습니다.

오래 전에는 이런 말 종종 보고 들었지요. 그런데 그때도 우리 아빠가 누군지 아냐는 말은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낯부끄워서 많이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나이든 자들이 내가 누군지 아냐는 질문을 하고 그 자식들이 우리 아빠가 누군지 아냐는 질문을 하는 동안 우리 공동체의 가장 나쁜 맨얼굴을 보게 됩니다.

측은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스로 증명한 것 없이 부모의 돈으로 살아가며 그걸 부끄럽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은 흡사 삼루에서 태어난 주제에 삼루타를 친 것마냥 구는 자를 보는 것처럼 추하고 꼴사납습니다.

타고난 운을 고맙게 생각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스스로를 가다듬지 않는다면 그런 사람의 앞으로의 인생에 가장 빛나는 성과란 고작해야 삼루에서 태어났다는 것 뿐일 겁니다.

지금 이 시간 돈이 아니라 내가 가진 가장 빛나고 훌륭한 것을 자식에게 물려주고자 분투하고 있는 모든 부모님을 응원합니다. #허지웅쇼 #sbs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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