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에서 청소년을 상대로 활개를 치고 있는 고리 사채업(매일신문 4일 자 6면)이 최근 유행하는 보이스피싱 대출사기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를 뿌리 뽑기 위해 현재 내사에 착수했다.
포항북부경찰서는 4일 "고금리 대출 피해자 A군 등을 조사하고 있으며, 자료가 어느 정도 수집되면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할 방침"이라며 "피해자가 포항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상당히 많을 것으로 예상돼 수사 확대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건 제보자와 경찰 등에 따르면 청소년들에게 소액을 빌려준 뒤 연 3천 %에 달하는 이자를 받는 수법은 최근 유행하는 보이스피싱 대출사기 중 하나다.
돈을 빌려준 뒤 갚지 못하면 협박을 일삼다가 "갚을 방법이 있다"며 안심시키고, 무자격 대부업체를 소개하는 수법이다.
여기에 말려들면 단계를 거칠 때마다 원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무자격 대부업체의 경우 법정 이자의 5배에 달하는 1천80%도 받을 수 있다.
접근 방식은 주로 SNS를 통해 이뤄진다. SNS에 올라온 사용자 정보를 확인하고 접근하는데, 소액을 일주일 등 짧은 기간에 사용하다 갚으면 된다는 달콤한 말로 유혹해 서류를 작성하게 만든다.
청소년들이 돈을 갚지 못할 것을 이들은 이미 알고 있다. 이 때문에 대출 서류에 가족과 지인들의 정보를 기록하게 하고, 만약 돈을 갚지 않으면 무작위로 전화해 '위해를 가하겠다' 등으로 협박하는 수법이다. 결국 무자격 대부업체에 서류를 팔고 자신들은 사라지지만 이 빚은 결국 부모 등 보호자의 몫이 된다.
A군도 주식에 투자해보려 60만원을 빌렸다가 이 일에 휘말렸고, 그의 주변 또래들 상당수가 비슷한 처지에 놓여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이들 중 대부분은 부모에게 알려질까 무서워 자신의 잘못을 숨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돈에 대한 개념이 부족한 청소년들에게 접근해 고리의 사채를 빌려주고 부모들이 갚도록 올무를 씌우는 이런 수법이 최근 전국적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경찰이 적극적으로 수사해 엄벌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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