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文정권 '앓던 이' 빠진 자리, 이성윤? 심재철? 또 민변?

윤석열 후임 검찰총장은 누구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연합뉴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자진사퇴하면서 후임 검찰총장 인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당장은 그동안 청와대와 여권의 압력이 가해져 온 월성원전 경제성 조작,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이용구 법무부 차관 택시기사 폭행 사건 무마 의혹,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등의 사건 수사팀을 관리 내지는 힘을 뺄 수 있는 총장이 임명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레임덕에 따른 권력 누수를 최대한 막아줄 총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앓던 이'(윤석열 총장)가 절로 빠졌으니 오히려 잘 됐다는 분석이다.

이는 검찰 입장에서는 정권에 대한 강력한 방패였던 윤석열 총장이 물러나면서, 정권 말기면 늘 박차를 가해 온 '살아있는 권력' 수사의 동력이 떨어질 위기다. 아울러 신임 검찰총장 임명에 따라 정기 인사 시즌이 아님에도 고검장, 검사장, 차장검사, 부장검사 등에 대한 인사는 뒤따를 수밖에 없고, 이게 검찰 구성원들에게 혼란과 부담으로 던져질 전망이다.

결국 윤석열 총장의 사퇴는 오는 보선,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 등을 두고는 보수 정치권에 '호재'일 수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집권 후반기를 맞은 정부가 검찰을 좀 더 친정권 성향으로 재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는 셈이다.

그러면서 윤석열 총장 후임 후보에 대한 '썰'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로서는 정권 초중반부에 문무일·윤석열 총장을 기용하면서 장기적으로 검찰개혁과 적폐청산 등에 역할을 해 줄것으로 인선을 진행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단순히 정권 후반부를 별 탈 없이 관리할 인사를 고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윤석열 총장의 경우 정권을 위협할 수 있다는 '리스크'도 감수하고 청와대가 임명을 강행했는데, 이게 결국 '패착'이 된 만큼 좀 더 방어적으로 인선을 할 것이라는 풀이다.

이에 그간 친정권 인사로 거론돼 온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사법연수원 23기), 심재철 서울남부지검장(27기)을 비롯해 조직 관리 경험을 쌓은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20기),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24기)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이성윤 지검장에 대해서는 추윤 갈등(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총장 간 갈등) 과정에서 잇따라 무리수를 두면서 조직 장악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검언유착 수사와 관련해 수사팀이 이성윤 지검장에게 항의하는 모습이 드러나기도 하는 등 살아있는 권력을 향하는 여러 수사를 제대로 관리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물론 빈 자리는 채워야 하니 일단 이성윤 지검장을 '식물 총장'으로 앉혀 놓고,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더불어민주당 등이 검찰을 압박하는 최근의 대응 방식을 이어나갈 수도 있다.

심재철 지검장에 대해서도 앞서 윤석열 총장 찍어내기에 앞장 선 주요 인물인만큼 조직 장악력이 약하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사법연수원 기수로 봐도 너무 빠르다는 평가다. 심재철 지검장이 검찰총장이 되면 정부가 아직 '충분히 써 먹을 수 있는' 이성윤 지검장이 선배라는 이유로 옷을 벗게 되는 상황이 나올 수 있다.

사법연수원 기수만 따지면 20기라서 꽤 선배 기수이고, 추윤갈등 등 검찰 내 정쟁에서 한발짝쯤 떨어져 있던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이 정권 말 관리형 검찰총장으로 적합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아울러 얼마 남지 않은 문재인 대통령 임기를 '커버'하고 업무 공백 역시 최소화하려면,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를 기용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는 앞서 윤석열 총장 징계 사태 때에도 2차례나 직무대행을 했고, 이번에 윤석열 총장이 사퇴하면 3번째 직무대행 업무에 돌입하게 된다.

이어 정부로서는 서울시장 및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이어 곧장 대선 국면을 소화해야 하는데, 이 기간 새 검찰총장 지명 및 그에 따른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야권의 공세를 막아내는 등 정치적 부담을 최소화하려면,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를 그대로 '승진'시키는 게 최적의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내각에서도 종종 차관을 장관으로 올려 인선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업무의 연속성도 꾀하는 것과 비슷하다.

청와대가 이들 검찰 또는 법무부 인물 외에 외부 인사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는 친정권 인사를 검찰총장에 앉히는 것에 대한 여론 부담을 해소할 수 있다. 다만 최근 청와대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일명 '민변' 출신 법조인을 요직에 계속 앉혔던 것(공교롭게도 4일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표를 수리하면서 후임으로 민변 부회장을 지낸 김진국 감사원 감사위원을 임명)을 감안하면, 또 민변 출신 법조인을 검찰총장에 앉힐 경우 반발이 나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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