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래서 대선 구도 변화가 예상된다. 윤석열 총장이 직접 대선 주자로 나서든, 아니면 다른 위치에 서든, 아무튼 정치 전면에 나설 것은 분명하고, 그 시점이 언제일 지 및 방법이 어떤 식일 지 등에 관심이 향하고 있다.
▶일단 당장 관련 소식을 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한 달 남은 4월 7일 서울시장 및 부산시장 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구체적인 행보를 결정 및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보궐선거 전까지는 윤석열 총장의 사퇴 효과가 범야권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이고, 이후부터는 윤석열 총장이 지지를 모으는 등 정치적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또는 보궐선거 막판에 유세 지원 등의 방식으로 얼굴을 드러내며 정치인으로 데뷔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승리한 야권에 가서 데뷔할 지 또는 야권을 승리시켜서 데뷔할 지, 선택을 해야 하는 시점인데, 전자보다는 후자가 윤석열 총장이 얻을 지분이 더 크다.
이어 창당을 할 지, 국민의힘 등 야당에 입당할 지 여부에도 시선이 향한다. 이 역시 보궐선거 유세 지원에 나설 경우에는 후자가 유력하고, 전자는 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선택지가 다시 갈릴 것으로 보인다.

▶정치는 혼자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래서 현직 국회의원 위주로 함께 할 동지가 있을 지, 있다면 누구일 지 등도 주목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의원 누수 현상도 불가피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윤석열 총장의 본관은 파평 윤씨인데, 파평 윤씨 집성촌이 충남 공주시 및 논산시에 있다. 윤석열 총장 아버지 윤기중 씨(연세대 상경대 교수 출신)가 충남 공주시 출신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앞서 충남 공주가 고향이며, 공주·부여·청양이 지역구인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총장을 "고향 친구"라고 언급한 바 있다.
윤석열 총장은 서울 태생이지만 정치적으로는 이전부터 이렇게 '충청도'로 묶이고 있다. 이에 대선에서 늘 '캐스팅 보트'가 돼 온 충청 연결고리 정치인들이 윤석열 총장에 대해 지지 의사를 보내는 것은 물론, 윤석열 총장 역시 정치 행보 초반부에 충청에 러브콜을 보낼 가능성이 제기된다.
충청은 현재 여당도 야당도 서로 우세라고 할 수 없는 지역이다. 충청도 기반 정당이 없는 경우 과거부터 대체로 그래왔다. 만약 윤석열 총장이 정치 이력 초반에 충청 민심을 차지한다면, 향후 국민의힘과 대권 단일화 등을 두고 교섭할 경우 중요한 정치적 자산이 될 수 있다. 반기문 전 UN(유엔) 사무총장처럼 스스로 정치 인생을 중단하면서 '충청대망론'을 도로 내팽개치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같은 법조인, 정확히는 검사 출신 정치인들과 연대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사법연수원 세 기수 선배인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20기, 윤석열 총장은 23기)의 경우 초임 검사 시기를 대구지검에서 함께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거론된다. 그는 지난 1월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윤석열 총장이 수원지검 여주지청으로 좌천돼 있던 시절 함께 밥을 먹은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에 국민의당이 국민의힘보다는 체급이 약하지만, 안철수라는 인물값은 국민의힘 여느 의원보다 큰 상황에서, 두 사람이 정치적으로 조우하는 경우의 수도 만들어진다.

▶최근 범야권 1위 대선 주자라는 결과를 여론조사로 잇따라 얻어왔고 현재 범야권에서 가장 강하게 조명 받고 있는 윤석열 총장이지만, 그러나 해결해야 할 장애물도 분명 있다. 이번에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칼을 겨누기 전에,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칼을 쓴 이력 때문이다. 이 이력은 유승민 전 국회의원에게 따라다니고 있는 '배신' 꼬리표와 닮았다.
즉, 중도층 및 중도 성향에 가까운 보수층으로부터는 비교적 쉽게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부터 박정희 전 대통령까지 마음에 품어 온 전통적 보수층을 지지층으로 편입시키는 것은 난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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