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LH 사태'에 문재인 대통령, 정세균 국무총리,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이 모두 나서 신속 대응을 주문하고 나섰다. 사태 확산으로 집권 마지막 해 국정동력을 상실할까 노심초사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문 대통령은 LH 전·현직 직원의 땅 투기 의혹이 처음 불거진 2일 이후 무려 3차례나 관련 지시를 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간 갈등 등 정국 현안에 대해 최대한 말을 아끼던 문 대통령이 이번엔 이례적으로 속도전에 나선 것이다.
'국토부 직원 전수조사'→'부패 발본색원'→'청와대 직원까지 전수조사' 등 주문의 강도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휴일인 7일에도 앞다퉈 관련 지시를 내놨다.
정 총리는 한 유튜브 채널과 인터뷰에서 "LH 직원의 주택·토지 투자는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 매는 격이라 자제하는 게 좋다"며 "직무 연관성으로 의심받을 수 있는 일에 대해서는 공직자나 공기업 직원이나 몸가짐을 잘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싫다면 공직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도 이날 지상파 방송으로 생중계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란 호소문을 통해 부동산 등록제 등 상시 감시체계 도입을 검토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대통령에 이어 총리, 부총리까지 발 빠른 대응에 나선 것을 두고 부동산이라는 현 정권 아킬레스건이 이번에 '제대로 노출됐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번 사태로 '변창흠표 공급대책'을 비롯한 각종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깨져 임기 후반 국정동력의 급격한 악화로 이어지는 상황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4·7 재·보궐선거를 한 달 앞두고 사태가 불거진 점도 이들의 대응 속도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졸속 입법이라는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밀어붙여 재보선 승리를 노렸는데, LH 사태로 재점화된 부동산 민심 이반이 '공든탑을 무너뜨리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신속 대응을 거듭 주문하고 나선 데에는 이유가 있지 않겠느냐. 청와대에서도 이번 사태가 정권을 뒤흔들 최대 스캔들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듯 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권 출범 후 발표된 개발 계획을 전수조사하면 얼마나 많은 여권 인사가 연루되어 있을지 모른다"며 "정부·여당은 당장의 재보선뿐만 아니라 내년 대선에 끼칠 악영향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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