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엘리자베스 2세 이번엔 손자며느리랑 폭로전? 바람 잘 날 없는 영국 왕실

왕실 불화설의 중심 마클 왕자비 오프라윈프리와 인터뷰 곧 공개
영국 왕실 과거 마클 행적 폭로할 것, 英 정부 해리왕자 부부 자선단체 감시

영국 왕실을 떠나 미국에 거주 중인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가 둘째 자녀 임신 사실을 공개했다. 해리 왕자 부부의 대변인은
영국 왕실을 떠나 미국에 거주 중인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가 둘째 자녀 임신 사실을 공개했다. 해리 왕자 부부의 대변인은 "(첫째 아들인) 아치가 동생을 갖게 될 것"이라며 "서식스 공작과 공작부인(해리 왕자 부부의 공식 명칭)은 둘째 아이를 갖게 돼 매우 기뻐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은 2018년 3월 12일 해리 왕자와 약혼녀 마클이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린 '영연방의 날' 예배에 참석할 때의 모습. 둘은 그해 5월 결혼했다. 연합뉴스

영국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가 오프라 윈프리와 진행한 인터뷰 방영을 앞두고 영국 왕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왕실의 공식 방침은 침묵을 유지하는 것이지만 혹시라도 왕가에 해를 끼치는 발언이 전파를 탄다면 해리 왕자 부부의 과거 행실을 폭로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 일요판 선데이타임스는 익명의 왕실 소식통을 인용해 7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한 고위 관계자는 "해리 왕자 부부가 왕실을 노리느냐, 왕가를 겨냥하느냐에 따라 대응은 아주 달라질 수 있다"며 만약 왕가를 공격한다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왕실은 마클 왕자비가 과거 켄싱턴궁 직원들을 괴롭혔다는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는데, 이 사안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최악의 사건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다른 왕실 관계자는 공개되지 않은 해리 왕자 부부와 관련된 일화가 많다며 해리 왕자 부부가 위험 부담이 큰 "불장난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해리 왕자 부부가 왕실에서 독립해 당분간 캐나다와 영국을 오가며 지내기로 한 것에 수용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2018년 7월 10일 런던 버킹엄궁 발코니에서 공군 100주년 기념 공중분열식을 관람하는 카밀라 왕세자빈(왼쪽부터),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메건 왕자비, 해리 왕자. 연합뉴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해리 왕자 부부가 왕실에서 독립해 당분간 캐나다와 영국을 오가며 지내기로 한 것에 수용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2018년 7월 10일 런던 버킹엄궁 발코니에서 공군 100주년 기념 공중분열식을 관람하는 카밀라 왕세자빈(왼쪽부터),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메건 왕자비, 해리 왕자. 연합뉴스

지난해 1월 왕실에서 독립을 선언한 해리 왕자 부부의 인터뷰는 미국 CBS 방송이 영국 현지시간으로 8일 오전 1시에 공개한다.

2시간 분량의 인터뷰에 CBS측이 제공한 금액만 100억 원. 해당 인터뷰에 마클 왕자비는 왕실을 떠나게 된 배경을 포함해 화려한 왕실 속 이면을 폭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마클 왕자비는 사전에 공개된 영상에서 왕실을 나오면서 스스로 결정하고 의견을 말할 수 있게 돼 "정말 해방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이번 인터뷰를 챙겨보지 않기로 했으며, 당분간 공식 일정을 늘려 왕실이 집안 싸움보다 "더 중요한 이슈"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점을 내세울 계획이다.

왕실 측은 "왕실이 집중하고 싶어하는 것은 오프라와 서식스 공작 부부의 서커스에 관한 뉴스가 아니라 다음주 월요일이면 학교로 돌아가는 아이들과 백신 프로그램의 효과에 관한 뉴스"라고 말했다.

이러한 기류와는 별도로 엘리자베스 여왕과 장남 찰스 왕세자 부부, 장손 윌리엄 왕세손 부부는 해리 왕자 부부의 인터뷰 방영 몇시간 전 방송 프로그램에 총출동한다고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찰스 왕세자는 영국과 영국이 과거 식민지로 삼았던 국가들이 주축을 이룬 국제기구 영연방 회원국이 보여준 결단력과 용기, 창의성을 높이 평가할 예정이다.

윌리엄 왕세손과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빈은 코로나19 대유행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의 권리 보호에 관해 이야기한다.

해리왕자의 친형 영국 윌리엄 왕세손 부부(오른쪽 두 명)와 아버지와 계모, 찰스 왕세자와 카밀라 파커볼스. 연합뉴스
해리왕자의 친형 영국 윌리엄 왕세손 부부(오른쪽 두 명)와 아버지와 계모, 찰스 왕세자와 카밀라 파커볼스. 연합뉴스

인터뷰 방영을 앞두고 왕실과 해리 왕자 부부 간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영국 규제당국이 이들의 자선단체를 감시하고 있다고 알려지면서 구체적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일간 텔레그래프는 영국 해리 왕자 부부가 운영했던 자선단체가 영국 규제당국의 감시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해리 왕자 부부가 미국으로 이주한 후 지난해 7월 폐쇄한 '서식스 로열'(Sussex Royal)의 법 준수 여부를 영국 자선위원회가 들여다보고 있다고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자선위원회 측은 이와 관련해 "규제를 따랐는지 검토 중"이라면서 구체적인 위법 혐의 등 세부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텔레그래프는 "폐쇄되기 전 이 단체와 관련된 우려를 당국이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서식스 로열'은 해리 왕자 부부가 당초 윌리엄 왕세손 부부와 함께 운영하던 자선단체 '로열 파운데이션'에서 떨어져 나와 새로 설립한 단체다.

앞서 자선위원회는 지난해 7월에도 '서식스 로열'이 '로열 파운데이션'으로부터 14만5천파운드(약 2억2천600만원)를 전달받는 과정이 적절했는지 검토했다가 문제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선위원회의 이번 조처는 정식 조사보다는 낮은 수위지만, 검토 과정에서 위법 사실을 확인하면 공식 경고를 내릴 수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영국 규제당국의 이런 움직임은 최근 해리 왕자 부부와 영국 왕실 간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나왔다.

앞서 메건 마클 왕자비가 조만간 방영되는 오프라 윈프라와 인터뷰에서 인종차별 등 괴롭힘을 당했다고 폭로할 것으로 관측되자, 영국 언론은 외려 마클 왕자비가 왕실 직원들을 괴롭혔다는 의혹을 보도하는 등 공방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왕실이 관련 조사에 착수했고 해리 왕자 부부 측은 해당 의혹이 부부를 폄훼하려고 몇 년 전에 이미 제기됐던 것이라며 반박했다.

한편, 해리 왕자 부부는 작년 1월 왕실에서 독립을 선언하고 캐나다를 거쳐 미국으로 이주했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 사는 부부는 최근 둘째 임신 사실을 공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왕실 거처에서 칩거해 온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15일(현지시간) 잉글랜드 포튼 다운에 있는 영국국방과학기술연구소(DSTL)를 방문하고 있다. 여왕이 왕실 거처를 벗어나 외부 공무를 수행한 것은 7개월 만이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왕실 거처에서 칩거해 온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15일(현지시간) 잉글랜드 포튼 다운에 있는 영국국방과학기술연구소(DSTL)를 방문하고 있다. 여왕이 왕실 거처를 벗어나 외부 공무를 수행한 것은 7개월 만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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