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곳곳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한 아열대 작물 재배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한라봉, 천혜향 등 신규 작물들은 농민 선택을 받아 벌써 소비자 식탁에도 올랐다. 경상북도는 아열대 작물이 신소득 효자 상품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에 나서고 있다.
◆포항에선 한라봉, 구미에선 천혜향
포항에서는 아열대 작물인 한라봉과 바나나 등이 자란다. 북구 흥해읍과 청하면, 신광면 등에서 생산된다. 이곳 기온, 일조량 등이 재배에 매우 적합하기 때문이다.
한라봉은 지난 1월 17일 '포항 한라봉'이란 이름으로 첫 출하의 기쁨을 맛봤다. 흥해읍 한 농가에서 지난 2018년 500그루 한라봉 재배를 시작한 후 올해 3.5t을 출하했다.
제주도에서 감귤류 재배 경험이 있는 일부 농가는 한라봉 외에 바나나 400그루 가량도 심어 재배에 도전했다. 경북농업기술원 공모사업, FTA 피해대책 사업의 하나로 시작된 도전이다.
포항시는 아열대 작물 등 대체과수 재배를 위해 신청 농가별 금액 지원을 하고 있다. 올해 2군데(북구 흥해읍·신광면) 농가 1곳당 1억5천만원을 지원한다.

구미시에서는 천혜향이 출하되고 있다. 구미시농업기술센터는 천혜향 재배에 나서 3년 만인 지난 1월 첫 출하에 성공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황금향, 레드향, 한라봉, 천혜향 등 4종의 만감류를 2015년부터 시험 재배했다.
옥성면 썬샤인농장은 2018년 농가 실증시험으로 천혜향 0.2㏊를 재배해 결실을 거둔 것이다.
구미시농업기술센터는 썬샤인농장 외 2가구의 1㏊에 만감류 보급 시범사업을 추진했다. 올해 예상 생산량은 3t이다. 앞으로 사과, 배 등의 대체작물로 만감류가 각광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재배면적을 늘려갈 계획이다.
◆고령·영천·경산도 대열에 동참
고령군의 아열대 작물은 '대가야 한라봉'이 있다. 현재 10농가가 3.8㏊를 재배 중이며 연간 21t을 수확하고 있다.
우리나라 평균기온이 올라 난방비가 줄어들고 단위당 수확량이 올라가면서 지역 과수농가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유종록 대가야한라봉작목반 대표는 "겨울철 평균기온이 높아지는 것은 아열대 농가들에게 이익"이라고 말했다.

영천시는 2016년부터 한라봉, 레드향, 천혜향, 황금향 등 만감류 지역적응 시범사업을 추진해 현재 7농가 2ha에서 아열대 과수를 재배하고 있다.
2019년 1월 금호읍 윤경식 씨 시설하우스 농장에서 한라봉 출하에 이어 올해 1월에는 금호읍 김성환 씨가 레드향 재배에 성공해 첫 출하를 했다. 두 농가에서 생산된 아열대 과수는 ㎏당 1만원 안팎에 직거래로 판매될 만큼 품질이 우수하다는 평가다.
영천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만감류는 다른 아열대 과수보다 시설재배 난방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 생산농가의 고소득 품목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경산에서도 2015년 2농가(재배면적 0.4ha)에서 재배를 하기 시작한 만감류는 현재 10농가에서 2.6ha로 재배면적이 늘어나고 있다.
이정우 경산시농업기술센터 기술지원과장은 "열대과일 재배는 현재 일부 선도농가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다만 재배기술과 출하시기, 판로 등을 면밀히 분석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북도 1천500억 규모 지원사업
경북도는 아열대 작물 육성 종합계획을 마련해 앞으로 5년간 체계적인 지원에 나선다.
우선 시군별 적합한 중점 육성 작목을 선정하고 작목별 적정 생산을 위한 재배 매뉴얼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아열대 작물 재배를 위한 신규 생산시설 조성 지원, 유통 활성화를 위한 택배비 지원 등도 검토하고 있다.
또 시군별 아열대 작물 전문단지를 조성해 지속적인 작물 확대를 위한 시범 모델도 구축할 작정이다. 전문 농업인 육성에도 나선다. 전문가협의체를 구성해 사업추진 교육, 컨설팅 지원을 하고 지도·상담 활동도 펼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역특화작목단지 조성 1천80억원 ▷아열대 작물 전문단지 조성 96억원 ▷생산·유통 기반조성 222억원 ▷R&D지원 및 홍보강화 85억원 등 총 1천485억4천만원 규모의 사업을 벌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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