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대권 도전 의사를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9일 추미애 전 장관은 캐서린 제인 레이퍼 주한 호주대사와 만났다는 내용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려 이 같은 뉘앙스를 꽤 도드라지게 나타냈다.
▶그는 "주한 호주대사로서는 첫 여성 대사"라고 캐서린 레이퍼 대사를 소개하면서 "'세계여성의 날'(어제였던 8일)을 맞아 여성 법무부 장관이자 여성 당대표 출신인 제게 깊은 관심을 갖고 한국사회의 현안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제강간 연령 상향 등 여성 인권 문제, 여성 임금 차별 등 양성 평등 문제, 저출산 등 양육 문제 등 여성 관련 이슈에 관해 솔직한 의견을 나눴다"고 덧붙였다.
이어 추미애 전 장관은 "캐서린 레이퍼 대사는 한반도 통일외교안보와 관련해 북한·미국·중국·일본과의 정책 방향에도 관심을 표명했고, 저는 호주대사에게 양국의 연대와 협력 등 향후 큰 역할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특히 캐서린 레이퍼 대사는 내년 대선에서 한국의 정치사회 변화와 여성지도자의 활약에 대한 기대와 응원도 함께 보내줬다"고 밝혔다.
'내년 대선' 및 '여성지도자의 활약'이라는 표현은 추미애 전 장관 본인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나온 대권 유력 주자 선호도 관련 여론조사 다수에서 거론된 후보들 가운데 여성은 추미애 전 장관과 나경원 전 국회의원, 심상정 의원 등 몇 명 되지 않는다. 추미애 전 장관이 야당에 속한 저 두 사람을 굳이 언급했을 리 없다.
이어 추미애 전 장관은 "첫 여성대사, 멋진 그녀의 활약상을 기대합니다!"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캐서린 제인 레이퍼 주한 호주 대사는 지난 2월 17일 청와대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참석,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신임장을 받았다.


▶추미애 전 장관은 지난 5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 대권 도전 가능성과 관련해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으면서 향후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 추측을 만든 바 있다.
당시 방송에서 정계 복귀 시점을 묻자 추미애 전 장관은 "대한민국에 제가 무엇이라도 하라, 그러면 기꺼이 저의 모든 것을 한 번 바치겠다"고 추상적이면서 강한 의지를 밝혔다.
이어 대선 출마 선언 시점에 대해 묻자 "제가 정하는 건 아니다"라고 역시 부정은 하지 않았다. 이어 김어준 씨가 "시대가 나를 원하면 자연스럽게 하겠다는 건가"라고 거들자 추미애 전 장관은 "그렇게 우아하게 말씀해주시면 좋다"고 호응을 한 바 있다.

▶추미애 전 장관에 대해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돌연 사퇴해 대권 행보를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대선을 앞두고 재차 '추윤' 대결이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여러 여론조사에서 두 사람의 체급(선호도)이 크게 차이가 나는 상황이다.
다만 대권 레이스 초반에 두 사람 간 라이벌 구도가 부각되면, 이미 체급을 범야권 '톱' 수준으로 구축한 윤석열 전 총장 덕분에 추미애 전 장관이 맞수로 부상하는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일정 부분 전략적으로 '적과의 동침'을 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추미애 전 장관이 장관직에서 물러나자 한동안 다수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전 총장의 대권 선호도가 급락한 바 있는데, 이는 추미애 전 장관에게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이에 추미애 전 장관은 윤석열 전 총장이라는 재료로 반사 이익을 여당 내 경선에 앞서 서둘러 확보, 이재명·이낙연·정세균 등 이미 앞서 가고 있는 유력 주자들과 겨룰만한 체급 만들기에 활용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댓글 많은 뉴스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구미 '탄반 집회' 뜨거운 열기…전한길 "민주당, 삼족 멸할 범죄 저질러"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
尹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임박…여의도 가득 메운 '탄핵 반대'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