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를 넘은 체벌, 초등생 제자 라켓으로 폭행…"죽여버리겠다"

초등생 얼굴에 '스매싱'…연골다치고 귀 찢어져

제주도테니스협회 소속 테니스 지도자가 자신이 가르치는 초등학생 선수들에게 지속적인 폭행과 폭언을 해왔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를 시작했다.

테니스 지도자 A씨는 초등학교 저학년 선수 얼굴을 향해 테니스공을 강타해 코 연골을 다치게 하고, 라켓으로 머리를 찍는 등 '지도'를 명목으로 도를 넘는 폭력을 행사했다는 선수 학부모들의 증언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에 제주특별자치도경찰청은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지도자 A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자신이 가르치는 만 7∼10세 초등학교 선수 5명에게 지속적인 폭언과 함께 폭행을 일삼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과 피해선수 학부모 등에 따르면 A씨는 테니스 라켓으로 공을 강타해 아이들의 얼굴을 맞추거나, 라켓 프레임으로 머리를 찍는 등 지난 약 1년간 지속적으로 폭행해 왔다.

A씨가 라켓으로 친 공을 맞은 아이들은 얼굴과 몸 등에 멍이 들거나, 심지어 몇 시간동안 코피가 멈추지 않고, 코 연골이 눌려 병원 치료까지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선수의 귀를 심하게 잡아당긴 채 끌고 다녀 귀가 찢어진 경우도 있었다.

이에 선수 부모들이 항의할 시 체력단련을 빌미로 운동장을 수십 바퀴 씩 뛰게 하는 '보복성 체벌'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의 증언에 따르면 물리적 학대 이외에 정서적 학대도 발생하였다.

지도자 A씨는 심한 욕설과 체격이 큰 선수에게는 '돼지'라고 부르고, 심지어 선수의 부모가 운영하는 식당 상호를 이름 대신 부른 경우도 있었다.

또한 "죽여버리겠다", "네 엄마가 너를 낳고 정말 행복했을 것 같냐" 등의 언어폭력도 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피해 아동들은 이런 A씨의 폭언과 폭행 사실을 부모에게 알리길 주저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도자A씨의 제자들은 해바라기센터에서 조사를 받을 당시 "테니스가 계속하고 싶어 이 같은 코치의 폭언과 폭행을 참았다"며 진술했다.

경찰은 피해 아동들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최근 제주도테니스협회 사무실에 A씨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분석 중이다.

경찰은 A씨가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선수 등록비' 등의 명목으로 제주도테니스협회 계좌로 돈을 받아 빼돌린 혐의 등에 대해서도 조만간 A씨를 불러 추가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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