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생한 대구 팔거천 물고기 집단폐사(매일신문 9일 자 9면)의 원인으로 몰래 방출된 폐수나 유해물질이 지목되고 있다. 하천 상류 지역은 공공하수관로가 갖춰지지 않은 '하수처리 외 구역'이 대부분인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대구 북구청 등에 따르면 팔거천에 인접한 북구 동호동은 전체 면적 375㏊ 중 48.8㏊(13%)만 하수처리구역이고, 나머지 87%는 하수처리 외 구역이다. 더 상류에 있는 칠곡군 동명면 남쪽 지역은 약 30%가 하수처리 외 구역에 해당된다.
통상 하수처리 외 구역이라도 하루 오수발생량이 2㎥를 초과하는 건물과 시설은 자체 오수처리시설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관리감독은 미비하다. 구청은 1년에 한 번 현장 점검에서 하수처리시설 설치 여부와 작동 점검에 그친다.
제대로 된 하수처리 없이 누군가 몰래 하천에 폐수나 유해물질을 흘려보냈을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팔거천 주변 주민들은 "이전에는 물고기가 떼죽음 당한 것을 본 적이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단순 생활하수가 아니라 행정당국의 감시 밖에서 누군가가 약품이나 유해 폐수를 몰래 방류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주민 A(51·대구 북구 동호동) 씨는 "최근 칠곡 동명면 봉암리 주변 공장지대 하수구에서 새까만 하수가 흘러나오는 것을 지인들과 함께 본 적 있다. 그 당시에도 의아했는데 며칠 뒤 팔거천 물고기 폐사를 접하니 당시 봤던 폐수 때문인 것 같다"며 "새까만 하수를 본 당시에 바로 신고를 했었어야 하는데 후회된다"고 했다.
팔거천 인접 지역 대부분은 논밭과 임야다. 이곳은 공장이나 주택지와 달리 하수처리시설을 별도로 갖추지 않아도 된다. 칠곡군 주민 B씨는 "최근 개통한 칠곡순환도로 인근 공사현장에 땅을 깊이 파놓은 곳이 많아 하수가 터졌을 가능성도 있다. 봉암동 사무실에서도 최근 공사 때문인지 며칠 동안 수도가 나오지 않아 애를 먹었다"며 "파놓은 땅에 유해성 물질을 버렸을지 누가 알겠나"고 했다.
이재혁 대구경북녹색연합 대표는 "업체가 방류하는 경우가 많아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 폐기물이나 폐수처리차량, 분뇨차량 등이 밤이나 새벽에 인적이 드문 곳에 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아 이 부분도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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