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산에서 찾은 건강, 널리 알리고 싶어 노력 중" 박노식 한국자격개발원 경상교육원 교육원장

14일 경북 의성군 사곡면 한 야산에 오른 박노식 원장이 노루궁뎅이버섯을 채취하고 있다.
14일 경북 의성군 사곡면 한 야산에 오른 박노식 원장이 노루궁뎅이버섯을 채취하고 있다.

"20년간 산행하며 얻은 약초 지식을 바탕으로 건강한 삶을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11일 대구 달서구 이곡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박노식(57) 한국자격개발원 경상교육원 교육원장은 "많은 사람들이 산과 약초를 곁에 두고 올바르게 활용해 건강하게 살아 갔으면 좋겠습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원장은 20여 년 전 젊은 시절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해 산행을 시작했다. 그는 "30대에 갑상선에 문제가 생기면서 건강이 갑작스럽게 나빠졌다"며 "맑은 공기를 마시면 조금이라도 건강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산에 오르게 됐다"고

그는 산마다 다른 고유 생태에 반해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박 원장은 "모든 산은 환경이 다르다. 신기하게도 같은 곳은 하나도 없다"면서 "각기 다른 식물, 자연 상태에 대해 알아가는 삶이 행복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버섯의 경우 숙주목에 따라 그 모양, 색상이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특히 효능까지 다르게 나타난다"면서 "산이라는 한 공간에 있지만,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어 반하지 않을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11일 대구 달서구 이곡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박노식 원장이 참나무 숙주목에서 자란 말굽 버섯(왼쪽)과 박달나무 숙주목에서 자란 말굽버섯의 차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통원 기자. tong@imaeil.com
11일 대구 달서구 이곡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박노식 원장이 참나무 숙주목에서 자란 말굽 버섯(왼쪽)과 박달나무 숙주목에서 자란 말굽버섯의 차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통원 기자. tong@imaeil.com

산행하며 알게 된 카페 모임 사람들도 큰 역할을 했다. 박 원장은 "동호인들이 서로의 건강을 챙겨주고 함께 산에 오른다는 의미가 커지다 보니 등산을 그만두지 못했다"며 "주말마다 산에 오르는 일이 이제는 일상"이라고 털어놨다.

오랫동안 오르던 산의 생태와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15년 전부터 약초꾼이 됐다. 박 원장은 "운동을 하며 취미로 약초를 캐봐야겠다는 생각에 시작했다"며 "이제는 말굽버섯이나, 상황버섯, 차가버섯 등 버섯을 따기 위해 산에 오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산행 날 박 원장의 하루는 새벽 2시부터 시작한다. 그는 "평창이나 양양 등 대구에서 멀리 떨어진 곳을 다니다 보니 이동 시간이 많이 걸린다"라며 "또한 1천 고지가 넘는 산은 워낙 오래 걸리기 때문에 해가 뜨기 전 산행을 시작해야 한다"고, 그러면서 "한번 산에 들어가면 양팔로 감싸지도 못하는 큰 죽은 나무에서 핀 버섯을 찾으러 종일 걸어 다닌다. 당귀, 곰취 등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는 산나물을 야생에서 찾으러 다니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강원도 태백산에서 채취한 상황버섯을 들고 찍은 기념 사진. 본인제공.
강원도 태백산에서 채취한 상황버섯을 들고 찍은 기념 사진. 본인제공.

그가 워낙 깊은 산을 다니다보니 두꺼운 전국 지도책과 나침반을 들고 다니던 시절에는 길을 잃어 목숨을 잃을뻔 한 것만 수차례다. 그는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에는 한 번 길을 잃으면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며 "내리막을 내려오다가 한참을 굴러떨어져 큰일이 생길 뻔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젊은 시절 건강을 찾아준 산이 고맙고 재미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약초 문화를 알리고 전문가 양성을 위해 계명문화대 등 4개 대학 평생교육원에서 '산약초와 산행'을 주제로 강단에 서고 있다. 박 원장은 "약초 산행은 일반 산행과 달라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올바른 산행 방법과 채취 방법을 정확하게 익혀야 한다"면서 "뿐만 아니라 약용식물의 작용과 관리, 활용 방법 등을 가르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박 원장은 대구시 남구평생학습관, 봉화군 농민사관학교 등 다양한 곳에서 약초와 발효효소를 이용한 교육도 펼치고 있다. 그는 "약초를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해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발전시킬 수 있지만, 잘 모르기 때문에 한계점이 많았다"며 "품목별로 재배, 관리, 생산, 유통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교육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박 원장은 지역사회에서 교통 정리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쳐 2006년 대구광역시장 표창, 2013년 달서구청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박 원장은 앞으로도 산에 다니며 얻은 지식과 지혜를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약초의 매력은 일상에서 가까이 할 수 있는 문화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점"이라며 "생활 속 약초문화를 중장년층 등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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