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내버스가 끝 모를 승객 감소를 겪고 있다. 특히 간선버스는 노선을 개편한 2015년 이후 5년 연속 승객이 줄면서 전체 시내버스가 침체를 겪고 있다. 이에 버스업계와 전문가들은 노선 조정과 증차 등 대구시의 대책을 주문하면서 대중교통 체계에서 버스의 역할을 재설정하는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 업계 "부도심 늘면서 노선 수요 증가…증차 불가피"
대구 시내버스 업계는 증차가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늘어난 배차 간격을 개선하지 않고는 승객 감소를 막을 길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기준 대구 시내버스는 1천531대로 이 중 휴지차량인 30대를 제외한 1천501대가 지역을 누비고 있다.
대구시버스운송사업조합(이하 조합)에 따르면 2018년 15.5분이었던 시내버스 평균 배차 간격은 2019년 16.2분, 지난해 16.4분으로 증가했다. 북구 연경지구와 달성군 테크노폴리스 등 도시공간 재편으로 버스 수요가 늘자, 기존 노선에서 차량을 빼 부도심에 투입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노선 분할로 인한 승객 감소가 가속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남운환 대구시버스운송사업조합 전무는 "역세권에서 도시철도와 경쟁하려면 버스 배차 간격은 최소한 7, 8분 정도는 돼야 하는데, 지금은 버스를 한번 놓치면 10분 이상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최근 재건축·재개발로 새로운 부도심이 들어서면서 새 노선 수요가 생긴 만큼 증차를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버스 업계는 최근 이용 승객 감소 이유가 2015년 단행된 대구시의 노선 개편 탓으로 보고 있다. 도시철도와 겹치는 간선노선을 절단(600, 836번 등)하거나 운행거리를 단축(655번 등)한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아울러 역세권이 아닌 곳으로 노선이 밀려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고, 노선 개편으로 공백이 된 구간을 경산 시내버스 업체가 차지했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대구경북연구원에 따르면 2015~2019년 대구 시내버스 승객이 연평균 4.8% 감소한 반면 경산버스는 2.4% 감소에 그쳤다.
대구 동구 시내버스 업체 관계자는 "지금 달구벌대로를 다니는 버스 4대 중 1대는 경산버스다. 기존 달구벌대로를 다니던 대구 노선들은 수요가 적은 곳으로 빠져버렸고 경산 버스들이 이 자리를 차지해 이익을 보고 있다"며 "교통 약자 배려를 이유로 버스를 텅 빈 채 다니게 하지 말고 교통수요를 우선에 두고 노선을 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증차 어렵다면 교통수요 우선해 노선 조정해야"
전문가들은 증차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노선 조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내버스 공급 비용이 1대당 1억원을 웃도는 만큼 우선 교통수요가 많은 노선에 대해 '선택과 집중'을 하자는 취지다. 이를 통해 배차 간격을 줄이는 등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정웅기 대구경북연구원 스마트공간연구실 연구위원은 "대구는 인구 1만 명당 버스 대수가 6대 정도로 전국 특·광역시 중 가장 적고 배차 간격도 가장 긴 곳이다. 증차를 추진하되 당장 어렵다면 노선이라도 효율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시철도에 비해 시내버스는 초기 구축비용이 저렴할 뿐 아니라 지상에서 승하차 할 수 있어 교통약자에게 특화된 고효율 저비용 교통수단이다"며 "도시철도가 있다고 기존 버스노선을 빼기보다는 시민들에게 선택을 맡기는 편이 옳다"고 지적했다.
역세권에서 밀려난 저소득층의 공공교통수단으로서 시내버스의 역할이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코로나19로 소득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오히려 새로운 시내버스 수요가 생길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수성 대구경북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이용객 감소에 따른 지자체 재정지원에는 한계가 있기에 도시철도와 차별화된 시내버스만의 고급화 전략이 필요하다"며 "택시업계에서 시도하는 유아카시트, 생수 제공, 임신부 전용 쿠션 제공 등이 좋은 사례다. 공유자동차와 전동킥보드 등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가 생기는 만큼 대중교통의 정의를 '노선이 정해진 교통수단'에서 더 확장해 새로운 교통 정책을 수립할 필요도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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