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文대통령 "좀스럽고 민망한 일" 발언에…'왜 그랬나?' 해석 분분

격한 감정 잘 드러내지 않는 문 대통령 '좀스럽다' 강경 발언
"정치 공세 나오면 반격보다는 침묵하는 때 많았는데…"
집권 이후 최대 위기…진영 결집시켜 파장 차단하려는 의도인듯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오후 충남 아산시 경찰대학에서 열린 신임 경찰 경위·경감 임용식에 참석,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오후 충남 아산시 경찰대학에서 열린 신임 경찰 경위·경감 임용식에 참석,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 후 살게 될 경남 양산 사저 부지에 대한 제1야당 국민의힘의 각종 의혹 제기를 이례적으로 강한 어조에다 공격적인 어휘까지 써가며 비판한 의도를 놓고 여러 해석이 난무하고 있다. 비판이 쇄도하면 반박하기보다는 입을 닫는 성향인 문 대통령이 참모의 입을 빌린 것이 아닌 본인이 직접 나서 강경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른바 'LH 사태'로 집권 이후 최대 위기를 맞은 문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야당의 '농지 투기' 공격까지 쏟아지자 정치적 위기감을 느꼈고, 진영 결집을 위해 본인이 직접 나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좀스럽고 민망한 일"이라며 "선거 시기라 이해하지만, 그 정도 하시지요"라고 썼다.

이에 앞서 한 언론은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실 자료를 인용, 문 대통령이 퇴임 후 거주할 목적으로 매입한 토지의 형질변경 절차가 완료됐다고 보도했다. 향후 사저가 완공돼 준공검사를 통과하면 현재 '전(田)'으로 돼 있는 지목이 '대지'로 바뀌면서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의혹 제기였다.

같은 당 안병길 의원도 문 대통령 부부가 농지를 매입할 때, 문 대통령의 영농 경력을 11년으로 기재하는 등 농업경영계획서를 허위로 썼다는 주장을 내놨다.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야당이 경남 양산 사저 부지를 두고 각종 의혹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야당이 경남 양산 사저 부지를 두고 각종 의혹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 "좀스럽고 민망한 일"이라며 "선거시기라 이해하지만, 그 정도 하시지요"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의 평소 어투에 비춰 이례적으로 강한 톤이어서 주목된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 같은 의혹 제기에 대해 크게 분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모들은 야권의 의혹 제기에 대해 직접적 반격형 언급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문 대통령은 이러한 참모들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편 과거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 사저를 '아방궁'이라고 비난할 때 적극적으로 맞섰던 문 대통령은 이번 사안도 그때와 같은 전형적 정치공세로 해석하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노무현재단 이사장이던 지난 2011년 당시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봉하마을을 찾았을 때 "절반은 사저고, 절반은 경호동인데 '아방궁'이라고 한 것은 너무한 것"이라며 강하게 항의했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문 대통령 엄호에 나섰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국회는 대통령 뒷조사를 하는 흥신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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