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무 부담을 호소하던 대구의 초등학교 한 돌봄전담사가 숨지자 노동조합이 학교 측의 안일한 대응을 비판하고 나섰다. 해당 돌봄전담사가 사망 전에 수차례 업무 재조정을 요청했지만 묵살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17일 민주노총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이하 노조)에 따르면 대구 한 초등학교 돌봄교실 10년 차 돌봄전담사 김모(54) 씨는 지난 15일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 김 씨는 1개 교실 20명을 담당하던 학교에서 2개 교실 53명을 담당하는 학교로 지난달 19일 전보된 후 급증한 업무에 어려움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노조는 김 씨가 동료와 주고 받은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김 씨는 "잠을 못 자서 신경과 약을 먹었다, 죄송하지만 일 좀 도와주실 수 있나요, 선생님의 도움이 필요하다, 매일 살 빠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김 씨는 지난 3일 학교 측에 1반당 학급수 감축 등을 요구했고, 다음날 구토·메스꺼움·식은땀 증세를 호소하며 이틀간 병가를 냈다. 이후 8일 학교에 대책을 다시 요구하고 9~12일 나흘간 병가를 냈다.
돌봄 공백을 대신할 특기적성강사 수가 적은 점도 문제로 꼽혔다. 돌봄전담사가 1개 교실에서 수업을 할 때 특기적성강사가 다른 교실을 맡는다. 이 특기적성강사가 이전 학교에선 2명이었는데, 이 학교는 1명뿐이어서 업무가 김 씨에게 몰렸다는 것이다.
노조는 "김 씨의 죽음에 대해 진실을 규명하며 사과하고, 산재 보상 등 전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교육공무직 적정인력 확보(1전담사 1교실 보장) ▷8시간 상시근무 보장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노조는 오는 18일 오전 대구시교육청 앞에서 추모식을 열고,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해당 학교와 대구시교육청은 "해당 돌봄전담사가 이달 들어 모두 사흘간 근무를 했고, 업무 조정을 요구해 일부 업무에서 제외했다"며 업무가 과중했던 것은 아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2개 학급에 53명을 맡은 것에 대해 "돌봄전담사가 1개 학급을 맡고 있을 때, 공백이 발생하는 다른 학급은 특기적성강사가 대신하는 구조"라며 큰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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