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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전두환 씨, 사죄는 커녕 호의호식하는 독재자"

이재명, 전두환. 매일신문DB, 연합뉴스
이재명, 전두환. 매일신문DB,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 페이스북
이재명 경기도지사 페이스북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7일 전두환 전 대통령을 '전두환 씨' 및 '독재자'로 언급하며 비판했다.

'전두환 씨'라는 표현은 그가 내란범 확정 판결을 받아 전직 대통령 예우 대상에서 일찌감치 제외된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전 대통령' 대신 '씨'를 붙이는 것으로 점차 굳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독재자' 역시 전두환은 물론 이승만, 박정희 등의 현대사 속 인물들에 늘 따라붙는 표현이다.

이재명 지사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 소속이었던 한 공수부대원이 자신의 사격으로 인해 사망한 희생자 유족과 이날 만나 사죄와 용서를 구한 소식을 자신의 페이스북으로 전하면서, 당시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는 당사자를 언급했다.

이재명 지사는 '전두환씨는 끝끝내 알지 못할 것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 기사를 보고 종일 먹먹했다. 유족 앞에 엎드려 오열하고, 서로 얼싸안고 펑펑 우는 모습을 보며 모질었던 우리 근현대사를 책망하게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눈물로 용서를 구한 이는 '저의 사죄가 또 다른 아픔을 줄 것 같았다'고 했지만 유족께서는 '늦게라도 사과해줘 고맙다'며 서럽게 울었다"고 전했다.

이재명 지사는 "저 넓은 품이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무려 41년의 나이테이다. 매해 고인을 기억하고 그리워하며 보내온 세월. 그 모든 시간을 지나 오늘에 이르렀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사죄와 용서, 그리고 치유의 길이 얼마나 아득한 길인지 새삼 절감한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족들, 그리고 당시 발포했던 공수부대원들. 또 얼마나 많은 국가폭력의 희생자들이 오늘도 숨죽여 지난날의 악몽을 마주하고 있을까"라고 글을 이어 나갔다.

그러면서 "전두환 씨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며 "사죄는커녕 진실을 가리고 호의호식하고 있는 독재자. 전 씨는 끝끝내 알지 못할 것이다. 사죄하고 용서하고 화해하고, 인간이 만들어낼 수 있는 저 숭고한 삶의 장면들을 끝끝내 이해도 느끼지도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지사는 "한 평생 떵떵거리며 살았을지 몰라도 인간으로서는 반쪽도 안되는 남루한 삶"이라는 인물평도 덧붙였다.

이재명 지사는 앞서 종종 전두환을 언급해 왔다. 지난해 10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두환의 건재는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자화상입니다'라는 글을 통해 당시 검찰이 당사자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 재판에서 1년 6개월을 구형, 법정 최고형인 2년에 미치지 못한 점을 안타까워 했다.

지난 2017년 3월 27일 대선 경선 당시 광주를 찾은 자리에서는 "저는 전두환에 속아 광주항쟁을 폭도들의 반란으로 알았다"며 "그러나 대학에서 그 진실을 알면서 세상을 다시 보게 됐고, 사법연수원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면서, 개인적 영달의 길을 접고, 반칙과 특권이 사라진, 억울한 사람이 없는 공정한 세상을 만드는 인생을 살기로 결정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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