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시아 혐오' 애틀란타 총기난사범, 범행장소는 현대車 타고 이동

무차별 총기난사에 8명 사망, 4명이 한인여성
"중국은 우리시대 최대의 악" 평소 중국 혐오 심했던 듯

1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일대 스파 두 곳과 마사지숍에서 발생한 연쇄 총격 사건의 용의자 로버트 에런 롱(21)의 모습. 이 총격으로 8명이 사망한 가운데 이 중 4명이 한인 여성이라고 현지 한인 매체는 보도했다. 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일대 스파 두 곳과 마사지숍에서 발생한 연쇄 총격 사건의 용의자 로버트 에런 롱(21)의 모습. 이 총격으로 8명이 사망한 가운데 이 중 4명이 한인 여성이라고 현지 한인 매체는 보도했다. 연합뉴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16일(현지시간) 총기를 난사해 한인 여성 4명을 포함 8명을 사망케한 용의자의 동기가 아직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현지 언론이 용의자의 신상에 대해 보도하고 있다.

용의자는 평소 한국 현대자동차의 SUV(스포츠유틸리티차)를 타고 다녔으며 평범한 중산층 기독교 가정에서 자란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경찰은 사건 현장의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백인 남성 로버트 애런 롱(21·사진)을 범인으로 지목하고 애틀란타에서 240㎞쯤 떨어진 곳에서 체포해 조사 중이다.

경찰은 롱이 범행 장소를 이동하면서 한국 현대자동차의 SUV인 2007년형 검은색 투싼을 몰았던 것으로 파악했다. 그가 이 차량을 타고 이동한 장면은 영상에도 찍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숨진 피해자 8명 중 4명은 한인 여성들이었다. 이번 사건의 희생자 다수가 한국인 등 아시아계라는 점에서 인종차별 증오 범죄일 개연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롱의 가족이 애틀랜타 도심에서 30마일 정도(약 48㎞) 떨어진 우드스톡에 살아온 중산층이었다고 전했다. 이웃 주민인 메리 모건(88)은 WP와 인터뷰에서 "롱이 좋은 기독교 가정의 구성원이었다"며 "그들은 정기적으로 교회에 갔었고 나는 그들에게서 어떤 나쁜 것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롱의 고등학교 동창은 익명으로 데일리비스트에 "그(롱)는 매우 순진해 보였고 심지어 욕을 하지 않았다"며 "내가 기억하기로 폭력적이지도 않았다"고 전했다.

또 "평소 종교에 매우 빠져있었다"며 롱의 부친이 목사였다고도 밝혔다. 침례교도였던 롱은 2018년 동영상에서 자신이 8세 때 기독교인이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16일(현지시간) 연쇄 총격사건이 발생한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피드먼트로의
16일(현지시간) 연쇄 총격사건이 발생한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피드먼트로의 '아로마세러피 스파'에 경찰들이 출동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날 애틀랜타 일대에서는 이곳을 포함한 스파 두 곳과 마사지숍 한곳에서 연쇄 총격사건이 발생해 8명이 사망했으며 이 중 4명이 한인 여성인 것으로 현지 한인 매체가 전했다. 현지 경찰과 언론은 이번 사건의 용의자 로버트 애런 롱(21)은 체포됐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인터넷매체 데일리비스트는 이날 롱이 사용해온 것으로 추정되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인용해 그가 총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롱은 인스타그램에서 "피자, 총, 드럼, 음악, 가족, 그리고 신. 이것은 거의 내 삶을 말해준다. 꽤 좋은 인생이다"라고 적었다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에서는 롱이 최근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글이 퍼지고 있다. 이 게시물을 캡처한 누리꾼들에 따르면 해당 SNS 글에는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중국에 강한 반감을 드러나 있다.

이 글에는 "중국은 코로나19 은폐에 관여돼 있다. 중국이 무엇인가 숨기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며 "그들은 '우한 바이러스'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 "(중국이) 미국인 50만 명을 죽인 것은 21세기에 세계적 지배를 확고히 하기 위한 그들 계획의 일부일 뿐"이라며 "모든 미국인은 우리 시대 최대의 악인 중국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표현도 들어가 있다.

이번 총격 살인 사건이 중국인 등 아시아계를 표적으로 한 증오범죄일 가능성을 높여주는 대목이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롱의 페이스북 계정이 삭제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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