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사람들과 만남이 별로 없어 우울했는데 온라인 책모임으로 마음껏 이야기 나눌 수 있어 행복해요."
"낮에는 아이들 돌보느라고 시간이 나지 않았는데 밤에 온라인으로 강좌가 열려 너무 좋아요."
지난 3월 초에 개강된 온라인 책 읽기 강좌 참가자들의 반응이다. 이 강좌는 도서관이 문을 닫은 오후 8시부터 9시 반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도서관에 찾아와서 참여하던 기존 프로그램의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도였다.
대구지역 공공도서관은 코로나19의 위기를 기회의 발판으로 삼았다. 작년부터 비대면 또는 온라인으로 다양한 강좌를 개설해서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발생했던 작년 2월 말 도서관은 전면 휴관이 되었다. 책 대출은 물론이고 모든 강좌와 행사가 전면 취소되었다. 그러나 4월 초부터는 시민들의 독서 공백을 메우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했다. 읽고 싶은 책을 예약하면 사서가 서가에 가서 책을 뽑아서 책소독기에서 소독 처리한 후 봉투에 담아 비대면으로 전달하는 '워킹스루 대출'도 처음으로 시도했다.
온라인 프로그램도 새롭게 개설되었다. 줌(Zoom), 웹엑스(Webex), 네이버밴드 등을 활용하는 비대면 강좌로 전환했다. 사서가 먼저 프로그램 사용법을 맨땅에 헤딩하는 마음으로 익혔다. 그렇게 익힌 사용법을 강사와 수강생에게 전수하여 온라인 강좌를 개설했다.
전시도 온라인으로 했다. 저작권 관련 법적 절차를 확인한 후 원작자와 출판사의 동의를 얻어 전시물을 파일로 작업하여 홈페이지에 올렸다. 코로나19 등 질병과 관련된 책을 주제별로 추천하는 'e-북큐레이션', 책 속의 좋은 문장을 남기는 '한 줄 독서방', 집에서 가족끼리 책을 낭독하고 후기를 남기는 '가족 낭독회' 등도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했다.
독서강연회도 랜선 라이브로 개최했다. 거리두기 2단계였던 지난 1월 말이다. 처음에는 '온라인이라 신청자가 있을까?' '강사의 일방적인 전달식 강의로 지루하지 않을까?' '영상과 음향 상태는 문제가 없을까?' 등 고민이 많았다.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사서와 강사는 수차례 협의했다.
그 결과 사서가 MC를 맡아 질문하면 강사가 대답하는 방식의 독서강연회를 진행했다. 초청된 학부모 두 명은 강사에게 집중하며 눈을 맞추고 리액션도 하며 현장감을 살렸다. 이런 노력 때문인지 신청자도 많았고 프로그램은 대면 강연회 못지않게 활발하고 알차게 마무리되었다.
참가자들의 소감도 좋았다.
"안방에서 생생한 강의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
"채팅창으로 궁금한 점을 질문하면 바로 답을 들을 수 있어 유익했다."
행사 후 도서관 유튜브 채널에 강연회 영상을 업로드하여 학부모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여러가지 비대면 행사와 강좌를 운영하면서 교훈도 얻었다. 도서관의 가장 중요한 콘텐츠는 책이며, 코로나19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유익한 프로그램은 '책 읽기 프로그램'이라는 점이다.
도서관 주간이 있는 4월이 다가온다. 예년과 다르게 이번 도서관 주간에는 비대면 행사가 다양하게 마련될 것이다. 사서들은 비대면 행사를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잘 알고 있다. 시민들도 방역 수칙을 잘 지키면서 도서관 행사에 참가할 것이다. 도서관의 이런 비대면 서비스는 코로나가 종식되어도 더 진화되고 확장되어 시민들에게 새롭게 다가갈 것이다. 위기는 위험하지만 또 다른 기회다.
제갈선희 대구2·28기념학생도서관 독서문화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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