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 박원순 사건 '피해자=거짓말쟁이' 책 발간에…진중권 "미쳤나, 정신 차려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책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책 '비극의 탄생'
손병관 기자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페이스북 댓글
손병관 기자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페이스북 댓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의 증언을 담은 책을 발간한 오마이뉴스의 손병관 기자를 향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손병관 기자, 지금 뭐하는 겁니까? 미쳤어"라고 일갈했다.

'비극의 탄생'의 저자 손 기자는 17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내 책은 개인의 '주장'이 아니라 목격자들의 증언을 담고 있다"며 "그들의 말을 논박할 자신이 있으면 책에 대한 출판금지, 판매금지가처분을 걸어 법의 심판을 의뢰하라"고 밝혔다.

그는 "2차 가해 중단하라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냈는데 '피해자 = 거짓말쟁이'로 보는 논거들 상당수가 내 책에서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같은날 열린 박원순 사건의 피해자의 기자회견을 언급하며 "피해자의 오늘 발언(저의 피해 사실을 왜곡하고 오히려 저를 상처 주었던 정당에서 시장이 선출되었을 때, 저의 자리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듭니다. 저는 후회가 덜한 쪽을 선택하고 싶습니다)은 굉장히 위험하다"며 "선거법 9조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위반'"이라고도 경고했다.

이에 진 전 교수는 해당 글에 댓글로 "손병관 기자, 지금 뭐하는 겁니까? 미쳤어"라고 일갈했다.

그러자 손 기자는 댓글에 답변을 달고 "제가 쓴 책과 피해자 기자회견 답변을 모두 본 후 저를 꾸짖어도 늦지 않을 것"이라며 "저는 미치지 않았고, 뇌피셜 돌리는 음모론자도 아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의심하고 취재한 기자일 뿐입니다. 마지막 장까지 다 읽고도 제가 저질이라고 평가 안 바뀌면 그때 또 욕해주세요"라고 대응했다.

그러면서 그는 "교수님 어법을 빌리면, 남들이 다 황우석이 똥이 아니라고 할 때 왜 교수님은 왜 그를 똥이라고 하셨나요?"라며 "민주당스러운 것' 일체를 부정하고 싶은 최근의 심경 변화를 이해 못할 바는 아닌데요. 일반화의 오류에서 벗어나 차가운 이성으로 돌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진 전 교수는 "똥을 똥이라고 말하기 위해 꼭 찍어서 먹어 봐야 하나? 도대체 왜들 다 정신이 나갔는지.... 손 기자, 정신 차려요"라고 또 한번 지적했다.

한편, 손 기자는 해당 사건의 피해자의 주장 관련해 2015~2020년 서울시장에 근무했던 전‧현직 공무원들을 설득해 '박원순 시장실 5년'의 증언을 청취해 '비극의 탄생'을 최근 펴냈다.

다음은 손병관 기자의 페이스북 글 전문.

피해자 기자회견이 예고될 때 일부 기자들이 내 책과 관계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 기사를 썼는데 오늘 회견은 약 6개월부터 예견된 행보였습니다.
피해자 지원하는 '서울시장위력성폭력사건공동행동'의 1차 활동기간이 '2021년 재보궐선거'로 설정되어 있었습니다. 그걸 보고 일부 시장실 사람들은 "잔디가 직접 기자회견에 나올 것"이라고 했습니다. 정무감각 없는 저는 "설마요?"그랬구요. 결과적으로, 관찰자인 저보다는 잔디랑 함께 일한 동료들이 그의 캐릭터를 잘 파악했던 셈.
= 피해자의 오늘 발언("저의 피해 사실을 왜곡하고 오히려 저를 상처 주었던 정당에서 시장이 선출되었을 때, 저의 자리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듭니다. 저는 후회가 덜한 쪽을 선택하고 싶습니다")은 굉장히 위험합니다.
"저를 피해호소인 이라고 명명했던 의원들에게 직접 저에게 사과하도록 박영선 후보님께서 따끔하게 혼내주셨으면 좋겠다"는 구체적인 훈수까지 뒀습니다. 아무리 좋은 명분으로 포장해도 너무나 정치적인 액션을 취했습니다.
선거법 9조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위반'입니다. 선거법 수사하는 검사들이 "잔디는 피해자니까 정상참작을 해줘야한다"는 선의를 발휘할까요? 만약 본인의 행동으로 정치적 반사이익을 받을 곳이 보은할 것으로 계산했다면 정말정말 오산입니다. 정치판은 비정한 동네입니다.
김주명 전 비서실장이 시장의 장례식날 "진영 싸움에 휩쓸려 들어가지 말라. 보수・진보 할 것 없이 유불리를 따라 너를 이용할 뿐"이라고 한 이유를 지금이라도 곰곰 생각해보기 바랍니다.
= 잔디는 "그때 당시 저의 상사분들이 함께 (박원순의) 위력 아래에 놓여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몇몇 상사들에게 심경을 물어보니 헛웃음 치거나 "함께한 선배 동료들을 우롱한다", "이젠 정나미가 떨어진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인권위가 성희롱으로 판정한 '네일아트' 사건 목격자는 현직 기자입니다. 그 자리에 그를 포함 3명이 있었고, 3명이 그때 그런 일이 있었다는 기억을 공유하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인권위가 4년간 시장실 직원과 방문객을 전수조사한 것도 아니잖습니까? 목격자는 "지금이라도 인권위가 부르면 목격한 내용을 진술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조사 의향이 있으면 제게 연락하십시오.
= 제 책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읽지는 않았다고 하면서도 "공신력 있는 국가기관에서 인정받은 제 피해 사실과 개인이 저서에 쓴 주장은 힘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분별력 있는 분들께서는 반드시 제대로 된 시선으로 그 책을 평가하실 거로 생각합니다."라고 답했습니다.
말을 똑바로 해주세요. 책을 읽고 판단하라는 겁니까, 무시하라는 겁니까?
2차 가해 중단하라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냈는데 '피해자 = 거짓말쟁이'로 보는 논거들 상당수가 내 책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습니다. 내 책은 개인의 '주장'이 아니라 목격자들의 증언을 담고 있습니다. 그들의 말을 논박할 자신이 있으면 책에 대한 출판금지, 판매금지가처분을 걸어 법의 심판을 의뢰하세요. 몇몇 기사에는 "이런 책 나오니 2차가해 계속된다"는 네티즌 반응을 옮겼습니다. 말이야 맞는 말입니다.
4년 모신 시장을 고소한 마당에 듣보잡 기자 고소가 어렵겠습니까?
오늘 기자회견에 빠진 김재련 변호사님이 나서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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