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서로 "상대방의 요구를 수용하겠다"며 동시에 공개적으로 양보 의사를 밝히는 촌극이 빚어졌다.
양 후보가 의견 조율을 위한 물밑 협상이 아닌 공개 입장 표명 방식을 취하면서 오히려 언론 플레이를 통한 양측의 '양보 경쟁'처럼 비춰지기도 했다.
오 후보는 19일 오후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등록을 마친 후 기자들을 만나 단일화를 위해 '여론조사를 100% 무선으로 실시하는 방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오 후보는 "안 후보의 제안을 받아 어제 제가 수정 제시해서 안 후보가 수용했던 안이다"이라며 "이 안에 대해 유무선 혼합조사가 걸림돌이었는데 유선을 제외하고 무선으로 조사하는 것을 제가 양보하고 전격 수용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보다 한 발 앞서 안 후보는 이날 국회 본청에서 추가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오 후보가 요구한 단일화 방식을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요구안은 2개의 여론조사 업체가 각각 '적합도'와 '경쟁력'을 1천명씩 물은 뒤 결과를 합산하는 것이다. 이때 유선전화가 10% 정도 포함돼야 한다는 게 국민의힘 입장이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이번 주말 조사에 착수하면 월요일에 (단일 후보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단일화를 조속히 마무리지어 28일 (투표)용지 인쇄 전날이 아닌, 25일 공식선거일부터 단일후보가 나서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이제 누가 유리하니 불리하니 그런 이야기 하지 말자"며 "야권 단일후보가 누가 되든 그 후보가 이기면 야권 모두가 이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두 사람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등록 마지막날인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관위에서 각자 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는 전날 두 사람이 후보 등록을 앞두고 단일화 협상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한 데에 따른 것이다. 협상은 여론조사 문구와 방식에 대한 양측의 이견 탓에 결렬됐다.
오 후보는 유·무선전화로 '경쟁력 또는 적합도'를 물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안 후보는 무선전화만으로 민주당 후보와의 '가상 양자대결'을 조사해야 한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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