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가 19일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전날까지 벼랑 끝 설전을 벌이던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이날은 서로 상대방 요구를 수용하겠다며 양보의 뜻을 내놓으면서다.
이 같은 막장 끝 양보 경쟁은 단일화 결렬에 따른 "소아(小我)에 집착해 대의(大義)를 저버렸다"는 비판 여론과 그 책임을 회피하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안철수 개인이 아닌 야권 전체가 이기는 선거를 하겠다고 말씀 드렸다"며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오 후보가 요구한 단일화 방식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후보등록 전에 단일화를 이루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으면서, 이 자리에 서 있을 제 모습을 상상하며 잠을 한숨도 이루지 못했다"며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안 후보는 그러면서 "제가 다 수용한다고 했으니 취소한 실무협상단이 즉시 가동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번 주말 조사에 착수하면 월요일(22일)에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야권 단일화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였지만 불과 몇 시간 만에 상황은 또 반전됐다. 오 후보가 안 후보 기자회견에 대해 "모든 것을 다 수용한다고 해서 들었더니 전혀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고 반박한 것이다.
국민의힘 실무협상단도 "협상 실무자인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적합도' 부분을 빼고 다른 이야기를 한다"며 안 후보와 실무진 간 혼선부터 정리하라고 몰아세워 단일화가 또 다시 안개속으로 빠져드는 듯 했다.
하지만 오후들어 오 후보가 "안 후보가 제안한 무선 100%를 받아들이겠다"며 "제가 양보하고 전격 수용하겠다는 것"이라고 입장을 선회하면서 물꼬가 다시 트였다.
오 후보는 "이 결정으로 제가 야권 단일 후보로 선택되지 못하는 정치적 손해를 입게 될지도 모른다"면서도 "하지만 저는 서울시장을 탈환해 정권 교체의 교두보를 마련하라는 국민의 지상 명령을 따르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양측이 동시에 '양보'라는 승부수를 던지면서 교착 상대에 있던 국면에 큰 변화가 생겼지만 안 후보가 제안한 시한은 맞추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양측 실무협상단이 주말동안 단일화 방식 결론을 도출하면 22~23일 여론조사를 하고, 공식 선거 운동 전날(24일)에 끝내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분석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해프닝은 여론조사에 대비해 '장고 끝에 야권 전체를 위한 양보를 택했다'는 이미지 메이킹으로 봐야 할 것"이라며 "그러니까 한쪽이 양보하자 허를 찔린 상대측이 '내가 더 손해'라는 뉘앙스와 함께 양보안을 내놓는 모양새를 만든 것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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