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3월 19일자 매일희평에 대한 입장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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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자 매일희평(그림1)과 관련, '5.18 민주화운동을 모욕한 신문사 처벌 청원합니다'라는 국민청원이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올라왔습니다. 이에 매일신문의 입장을 밝힙니다.

19일자 매일희평은 '집 없이 떠돌거나 아닌 밤중에 두들겨 맞거나'라는 제목으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에 따른 재산세와 종부세 그리고 건보료 인상의 폭력성을 지적한 것이었습니다. 갑자기 집값이 급등해 세 부담이 폭증한 현실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시민들에게 가해진 공수부대의 물리적 폭력에 빗댄 내용이었습니다.

'가정맹어호'라는 고사가 있습니다. 가혹한 세금은 사람을 잡아먹는 호랑이보다 더 무섭다는 이야깁니다. 역사적으로도 국민의 재산과 직결된 조세정책의 성패는 나라와 정권의 흥망을 갈라놓을 정도로 중차대한 문제였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날 매일희평은 이 정부의 부동산정책과 조세정책을 할 수 있는 최고의 강도로 비판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청원인은 이 장면이 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을 정면으로 훼손하는 동시에 전두환 군사정권과 현 정부를 같은 수준으로 비유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청원인은 이를 이유로 이 만평의 작가인 김경수 화백과 매일신문의 편집자 및 관계자에 대한 사법처리를 청원한다고 했습니다.

매일신문은 이 의견에 전혀 동의할 수 없습니다. 매일신문은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광주민주화운동과 그 정신을 폄훼할 의도는 추호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현대사의 가장 아픈 기억인 광주민주화운동의 역사성과 무게감을 저희들도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그리고 그 아픔도 함께 하려 합니다. 그런데 광주시민의 명예를 훼손하려 했다는 건 얼토당토않은 주장입니다.

그럼에도 매일신문을 향해 그런 주장은 펴는 건 매일신문이 일관되게 현 정부에 대해 너무 뼈아픈 비판을 해왔기 때문이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습니다.

다만 이날 만평이 광주시민들의 아물지 않는 상처를 다시 소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또 정치적으로 왜곡되고 변질될 수도 있겠다는 우려도 했습니다. 그래서 바로 그 다음날 인터넷에서 내리는 결정을 한 것입니다.

또한 이날 만평이 저희의 보도 취지와는 전혀 다르게, 광주시민들의 아픈 생채기를 조금이라도 건드리고 들춰낸 점이 있다면 진심으로 사과를 드립니다. 또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이 만평을 그린 김경수 화백은 '어떤 성역도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서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비판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김 화백의 비판은 현 정부에만 국한된 건 아닙니다. 실제로 김 화백은 박근혜 대통령 시절 너무나 강하게 비판을 해서(그림2, 그림3) 2015년 7월 오마이뉴스에 '대구서 박근혜 비판 만평이? 작가는 괜찮을까?'라는 걱정과 응원의 기사가 실리기도 한 주인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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