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악성(樂聖) 우륵 위대한 이야기
고령군 하면 대표되는 이야기가 있다. 하나는 대가야의 위대한 역사이며, 또 하나는 가야금을 만든 악성(樂聖) 우륵이다.
가야금은 우리 국민들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전통 악기 중 으뜸이다. 1,500년 이상의 역사를 간직한 점 외에도 민족의 애환이 서려 있기 때문이다.
삼국사기 등 사서에 따르면 대가야는 서기 42년에서 562년까지 520년간 존속한 고대국가였다.
가야금에는 쇠퇴해가는 나라를 가야금을 통해 바로잡고자 노력했지만 결국은 멸망을 지켜봐야 했던 우륵과 대가야 지식인, 예술인의 슬픔이 서려 있다.
가야금은 대가야 사람들의 애환을 담은 채 신라의 궁중악기로 정착됐다. 가야금 12줄에는 대가야 사람들의 한이 녹아 있다. 하지만, 가야금에는 대가야 사람들의 한과 우리 민족의 애환만이 담겨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대가야의 웅비하는 힘과 문화·예술적인 역량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악기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이처럼 대가야의 역사가 가야금의 역사이기도 하다. 이태리 크레모나시가 세계적인 현악기 바이올린의 탄생지이듯 가야금은 고령 대가야에서 탄생한 우리 민족의 악기이다.
◆악성 우륵, 그는 누구인가
실제 우륵이라는 인물의 삶과 활동조차도 현재로서는 재구성할 수 없을 만큼 대가야와 관련된 자료가 충분치 않다.
우륵이 사료에 등장하는 것은 말년에 해당하는 551년(진흥왕 13)과 552년 신라로 망명해 충주에 머물고 있을 때이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우륵은 성열현(省熱縣) 출신으로 나온다. 성열현이 어디인지에 대해서는 학자들 간에 논란이 있다.
경남 의령과 거창, 대구시 동구, 또는 충북 제천군이라는 등 여러 주장이 있으며, 최근에는 고령군의 성산면 지역(봉화산성)이라고 보기도 한다.
정동락 고령 대가야박물관장은 "성열현이 어디이든 분명한 것은 우륵이 가실왕의 명을 받아 가야금을 창제한 대가야 사람이다"며 "우륵은 대가야가 신라에 멸망한 뒤 말년을 충주에서 보냈지만 평생 고향을 그리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대한 악성 그의 발자취
삼국사기 악지(樂志)에 가야금은 6세기 전반 대가야의 가실왕(嘉悉王)이 궁중악사인 우륵에게 당시에 연주되던 전통 악기를 토대로 중국의 악기를 참고해 만들도록 지시한 현악기이다.
또 가야금이 완성된 뒤 가야 여러 나라의 방언이 각각 달라 소리음을 하나로 통일하기 위해, 우륵은 가야금곡 12곡을 작곡했다.
현재 우륵이 작곡한 12곡의 악곡은 전하지 않지만 곡의 이름만 전해 온다.
첫째 하가라도(下加羅都), 둘째 상가라도(上加羅都), 셋째 보기(寶伎), 넷째 달이(達已), 다섯째 사물(思勿), 여섯째 물혜(勿慧), 일곱째 상기물(上奇勿), 여덟째 사자기(獅子伎), 아홉째 거열(居烈), 열째 사팔혜(沙八兮), 열한번째 이사(爾赦), 열두번째 하기물(下奇勿) 등이다.
학계는 이 중 하가라도와 상가라도 등 10곡은 당시의 나라 이름이나 지명에서 따온 것이며, 보기와 사자기 2곡은 불교와 관련된 기악곡(곡예)으로 파악하고 있다.
상가라도는 고령의 대가야, 하가라도는 합천, 사물은 사천, 하기물은 남원, 거열은 거창, 상기물은 남원 운봉지역 등등으로 파악된다.
곽용환 고령군수는 "음악을 통해 대가야에 속한 지역을 포용해 '범대가야 연합(凡大加耶 聯合)'을 추구했던 가실왕과 우륵의 합작품이 우륵 12곡이라 할 수 있다"며 "우리가 가야금과 우륵 가실왕을 기억해야할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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