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로는 野 분열 못 막아"…오세훈 '제1야당' 간판으로 단일화

안철수 제압 최대 요인은…'안정감 있는 중도우파' 이미지
당내 경선 이어 단일화도 제압

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제압하고 야권 단일후보에 오를 수 있었던 데에는 정권심판론에 따른 제1야당 프리미엄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정치권에선 이른바 'LH 사태'로 거세게 불어닥친 정권심판론이 오 후보 승리의 최대요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여권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필승을 거두기 위해선 제3지대 후보보단 제1야당 후보가 야권 전체를 대표해야 한다는 여론이 그대로 반영됐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LH 사태로 정권심판론이 거세게 불며 제1야당 오세훈 후보에게 힘이 실린 것 같다. 반면 안철수 후보는 거듭 제3지대를 강조하는 등 야권 분열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한 것이 패인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제1야당 프리미엄에 더해 중도 확장성을 내세운 오 후보의 개인기도 힘을 발휘했다.

'안정감 있는 중도우파'라는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부각한 오 후보는 당내 경선에서 선명성을 강조한 나경원 후보를 꺾은 데 이어 단일화에선 중도 색채가 더욱 짙은 안 후보까지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파죽지세의 오 후보가 본선까지 승리할 경우 야권 지형 및 대선 가도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제1야당으로서 위상이 공고화되는 반면, 제3지대는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국민의당은 선거 후 국민의힘에 흡수될 공산이 크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아직 본선이 남았지만 오 후보의 단일화 승리는 21대 국회에서 국민의힘이 거둔 첫 성과"라며 "차기 대선 국면에서 오 후보는 물론 단일화를 성공적으로 이끈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제3지대보다 국민의힘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공식적인 외부활동을 자제하는 윤 전 총장은 선거가 끝난 뒤 국민의힘 문을 두드리며 대선 행보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반면 김종인 체제와 대립각을 세웠던 홍준표 무소속 의원(대구 수성을)은 복당에 빨간불이 켜졌다.

야권 단일화 협상이 난항에 빠지자 김 위원장의 퇴진을 공개 요구했던 김무성 전 의원도 입지가 궁색해졌다는 평가다.

국민의힘 오세훈·국민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간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된 23일 오전 국회에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