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청 신도시 내 공공시설 건립 현장의 관리 소홀로 오염수가 상당 기간 인근 하천으로 유입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예천군 호명면 산합리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2월 신도시 한가운데를 흐르는 송평천으로 며칠 전부터 뿌연 물이 흐른다는 민원이 제기됐고 예천군이 사태 파악에 나섰다.
예천군의 확인 결과, 오염수는 인근 복합커뮤니센터 건립 현장에 지열난방시스템 공사를 위한 사전 굴착작업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굴착 시 암반에 갈린 돌가루와 흙, 물 등이 섞여 뿌연 오염수가 생기는데, 이를 모아두는 침사지에서 오염수가 넘쳐 송평천과 연결된 우수관으로 오염수가 유입됐다는 것이다.
이곳은 예천군이 356억원을 들여 호명면 산합리 일대 5천519㎥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1만816㎥ 규모로 주민복지를 위한 복합커뮤니티센터를 짓고 있는 현장이며 지난 1월 본격 공사에 들어갔다.
업체 측은 "지난달 1일 사전 굴착에서 나온 오염수가 침사지에서 넘쳐 흘러 우수관을 통해 조금씩 유입됐는데, 며칠 뒤 정화된 오염수를 우수관으로 내보내는 과정에서 앞서 관에 쌓인 이물질과 함께 한꺼번에 쓸려간 것으로 보인다"며 "정화된 물을 확인해 내보냈기 때문에 전에 넘친 오염수가 함께 쓸려갔다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결국 시공업체와 지자체가 이를 모르고 작업을 진행하는 바람에 수일간 오염수가 하천에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하천 오염수를 목격했다는 한 주민은 "지난달 초 며칠간 오염수가 하천으로 흐르는 것을 봤는데 얼마 뒤에야 조치가 이뤄졌다. 시공업체가 한동안 오염수가 유입된 것 자체를 몰랐던 것 같다. 친환경 도시라는 타이틀이 무색하다"고 했다.
예천군은 민원 발생 당일 해당 업체에 오염된 하천에 대한 세척 명령 등을 내리고 정확한 원인을 밝히기 위해 해당 오염수에 대한 성분 분석을 맡겼다.

하지만 하천 복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주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25일 기자가 현장을 찾아 확인해보니 오염수가 유입된 하천 바닥에는 돌가루로 보이는 정체 모를 이물질이 두껍게 가라앉아 있었다. 우수관과 하천이 만나는 지점 콘크리트 바닥을 막대기로 긁어내자 부유물이 다시 떠올라 일대가 뿌옇게 변했다.
예천군 관계자는 "오염수가 수 일에 걸쳐 유입된 것은 아니다"며 "지난 설날 전까지 세척 완료를 명령했고, 이후 세척이 된 것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