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러 “평화프로세스 협력”…북 미사일엔 온도차

 외교장관 회담, 정 장관 “깊은 우려”에 라브로프 장관은 구체적 언급없어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5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러시아 외교장관회담에 앞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을 안내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5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러시아 외교장관회담에 앞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을 안내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과 러시아는 25일 양국 외교장관이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보이는 발사체 발사로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한반도 평화정착 방안 등을 놓고 머리를 맞댔지만 온도차를 드러냈다. 한국이 '깊은 우려'를 표명한 데 대해 러시아는 관련국 모두의 노력에 방점을 뒀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회담을 하고, 양국관계 발전 및 한반도·동북아 정세, 코로나19 등 국제 현안 대응 방안을 협의했다. 한러 외교장관회담은 2019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정 장관은 회담 뒤 언론발표에서 "우리 측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의 조기 달성을 위해 정부가 여러 노력을 경주하는 가운데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보이는 발사체를 발사한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북측이 2018년 9월 남북 정상 간 합의한 대로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나가기 위한 우리 노력에 계속 함께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양국 간 국가 관계는 새로운 단계로 격상했다"며 "러시아와 한국은 역내 문제 전부를 확실히 해결하기 위해 모든 관련국 간 협상 프로세스가 가능한 한 빨리 재개돼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의 미사일 발사를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1년 넘게 표류하고 있는 북미 간 비핵화 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지역에서 평화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특별히 강조한다"며 "모든 관련국이 군비경쟁과 모든 종류의 군사 활동 활성화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도 포함된다"고 했다. 북의 미사일 발사체 발사뿐 아니라 한미연합 훈련 등까지 염두에 둔 언급으로 보인다.

두 장관은 경제협력 및 코로나19 공동 대응 방안,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한 문제 등도 논의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와 한국이 공동 노력을 해서 코로나를 이겨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러시아 직접투자 펀드가 한국 측 파트너와 10억달러 규모의 공동 투자펀드를 만드는 논의도 진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정 장관은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푸틴 대통령의 방한이 조기 실현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러 수교 30주년 기념차 지난 23일 방한한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정 장관과 업무 오찬 등 추가 일정을 소화한 뒤 출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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