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이 만발하는 따스한 봄을 맞아 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과 무기력함을 해소하기 위해 산행에 나서는 상춘객들이 늘어나면서 산악 안전사고 우려도 증가하고 있다. 얼마 전 울릉도에서 산나물을 채취하기 위해 산에 오른 50대 주민이 150m 절벽 아래로 추락하여 사망하는 등 산악 안전사고로 인한 안타까운 소식도 계속해서 전해지고 있다.
이러한 산악 안전사고는 대구 지역에서도 증가하는 추세다. 대구소방본부에 따르면 2020년 산악 사고 신고는 총 350건이 접수돼 2019년에 접수된 267건보다 약 31% 증가했다. 유형별로 분석해 보면 타박상과 발목 염좌 같은 가벼운 증상으로 인한 단순 부상(40.3%)부터 개인 질환·탈진(9.4%), 실족·추락·조난 같은 위중한 상황(50.2%)까지 다양한 양상을 보였다. 이처럼 조난 사고와 실족·추락 같은 긴급한 상황이 전체 통계의 50%를 차지하는 것을 보면 산행 시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이에 즐거운 마음으로 떠난 산행을 사고 없이 안전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산악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지켜야 할 여러 가지 수칙 중 가장 중요한 두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산행 전 충분한 준비운동과 여분의 복장, 등산화는 필수이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휴대전화와 보조 배터리를 꼭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겨울 내내 굳어 있던 근육과 인대가 급격한 자극으로 손상되지 않도록 충분히 풀어 주자. 가벼운 복장은 산을 올라갈 때는 좋지만, 고도가 높아지면서 기온이 낮아지고, 땀이 마르기 시작하면 체온 유지가 어려워져 여분의 복장이 꼭 필요하다. 등산할 때 발목을 잡아 주며 미끄러지는 것을 막아 주는 등산화를 착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사고가 발생할 경우 외부와의 통화·위치 추적·손전등 등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휴대전화는 생명을 지켜 주는 수호천사와 같다. 조난·고립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해 보조 배터리도 챙기고, 소방대원들이 위치를 찾기 용이하도록 휴대전화의 GPS 기능을 항상 켜 두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둘째, 사고가 발생했다면 신속히 구조를 요청해야 하는데, 산에 아주 익숙한 사람이 아니라면 본인의 위치를 설명하기가 어렵다. 국가에서는 산림·해양과 같이 도로명주소가 없는 비거주지역을 좌표로 표시해 긴급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경찰·소방·산림청 등 기관마다 다른 위치 표시 체계를 통일하여 효율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국가지점번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평상시 등산로에 설치된 국가지점번호 또는 산악 위치표지판을 확인하고 사진을 촬영하며 지나가는 습관을 지니면 사고를 당했을 때 신속히 구조될 확률이 크게 올라간다. 또한 등산로 일부 지정된 장소에 구급 의약품과 소모품이 들어 있는 구급함이 설치되어 있어 소방대원이 도착하기 전까지 임시 응급처치가 가능하다.
사전에 준비를 철저히 하더라도 산에서는 예기치 못한 사고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체력을 감안하지 않은 무리한 코스나 법정 등산로를 벗어나는 비탐방 산행, 과도한 음주는 자제해야 한다. 작은 실수도 큰 부상이나 사망으로 이어지기에 하산 시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며 건강을 지키고자 시작한 산행이 건강을 해치는 일이 되지 않도록 모두가 안전수칙을 지키며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를 슬기롭게 이겨 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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