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코로나 시대, '온라인 도박'으로 눈 돌리는 대구 청소년들

도박상담센터 찾는 대구 청소년들 매년 증가
코로나19 본격 시작된 지난해, 온라인 도박에 빠져
도박인지 게임인지 구분 못하는 청소년, 실태 파악 더 해야

22일 취재진이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22일 취재진이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돈을 빌려준다'는 업자와 대화를 한 내용. 취재진이 10대인 척 30만원이 필요하다며 거래를 시도한 결과 업자는 곧바로 이름, 전화번호, 계좌번호 등의 개인정보를 요구했고 "이자가 낮은 좋은 조건"이라는 메시지를 계속 보냈다.

도박에 중독되는 10대 청소년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바깥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되자 청소년들이 오프라인 도박 게임에서 온라인 도박으로 눈을 돌리는 현상도 심해졌다.

28일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대구센터에 따르면 대구의 도박 관련 상담자는 2018년 788명에서 2019년 820명, 2020년 978명으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10대 청소년은 2018년 25명에서 2019년 43명으로 72% 늘었다. 2020년은 코로나19로 대면 활동이 제약됐음에도 37명을 기록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2020년 청소년 도박문제 실태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카드·화투게임 등 온라인 게임에 참여한 대구 청소년 비율은 2018년 조사 때 3.6%에서 지난해 9.3%로 늘었다. 반면 스포츠경기 내기 등 오프라인 게임 참여는 2018년 19.9%에서 지난해 6.9%로 감소했다.

특히 스마트폰, TV 등 매체를 통해 도박에 유입되는 청소년들도 증가했다. 'TV, 영화, 만화 등을 보고 도박을 접한다'는 응답자는 2018년 4.1%에서 지난해 6.4%, '스마트폰으로 온 광고문자' 응답자는 0.9%에서 3.0%로 늘어난 반면 '주변사람들이 하는 것을 보거나 친구나 선후배의 소개'로 유입된 청소년은 2018년 80.3%에서 지난해 66.8%로 줄었다.

도박 장소도 온라인으로 옮겨갔다. 지난해 PC방이나 오락실, 게임장에서 도박을 한 청소년들은 41.4%로, 2018년 29.2%보다 크게 늘었다. 비대면 수업 등으로 '학교나 친구 선·후배 집'에서 도박을 하는 청소년은 같은 기간 20.9%에서 10.5%로 절반가량 줄었다.

도박 자금도 '현금'보단 '사이버 머니'를 사용하는 비중이 커졌다. 현금을 도박에 건 비율은 2018년 89.3%에서 지난해 71.6%로 줄어든 반면 문화상품권이나 사이버머니, 아이템 가상 화폐 등을 도박 자금을 사용한 청소년은 4.2%에서 8.5%로 뛴 것.

한국형사정책연구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바깥활동이 금지되면서 청소년들이 장시간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에 노출될 시간들이 많았기에 그만큼 도박의 유혹에 빠질 확률도 굉장히 높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도박을 하면서도 단순히 게임을 즐긴다고 생각하는 등 실제 청소년 도박 확산은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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