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대구 동구 지저동 D사우나. 건물 입구 유리에는 방역 관계로 휴무임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고, 실내 전등은 꺼져 있었다. 4층 규모로 목욕시설과 함께 헬스장, 에어로빅센터 등 체육시설도 함께 갖췄다. 이곳 관계자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전 하루 200명이었던 이용객이 최근 집단감염 이후 하루 20명대로 크게 줄었다. D사우나 관계자는 "동네에서 가장 오래된 목욕시설로, 지난 2003년쯤부터 영업하고 있다"며 "인근에서 오래 산 주민들이 단골이다보니 동네 사랑방 같은 곳"이라고 했다.
대구 동구 D사우나에서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확진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목욕탕 안팎에서 사적모임을 자주 가지며 접촉이 잦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29일까지 D사우나 관련 확진자는 모두 22명으로 집계됐다. 실제 사우나를 이용한 사람(고객 및 종사자)만 15명이다. 집단감염이 발생했던 다른 실내체육시설들과 달리 최초 확진자 발생 5일이 지난 현재까지도 추가 확진이 이어지고 있다.
기존 실내체육시설의 집단감염 패턴을 보면 접촉자 파악 뒤 전수검사가 일단락되면 대부분 n차 감염으로 시설 외부에서 확진자와 접촉돼 감염되는 형태로 번진다. 하지만 D사우나는 여전히 이용자 중심으로 감염이 잇따르고 있다.
이용자들끼리 사적 접촉이 잦았기 때문이다. D사우나 인근 가게 한 직원은 "목욕탕 이용자들끼리 매우 친해 보였다. 단골들은 거의 매일 오는 셈이다. 친한 무리들끼리 이야기할 때엔 목욕탕이나 탈의실에서 마스크도 쓰지 않는다"고 했다.
D사우나 최초 확진자 A씨도 매일 이용하던 사람이다. A씨는 지난 17일 의심증상 발현 이후에도 매일 사우나를 찾아 무더기 감염을 촉발했다. 증상 발현 뒤에도 23일 확진 직전까지 일주일 가량 매일 목욕탕을 출입해 접촉자 범위가 넓어졌다.
D사우나 관계자에 따르면 확진자 대부분이 회원권 이용자다. 이곳 회원만 100명이 넘는데, 이들 중 90% 이상이 1년이나 3개월 단위의 장기 회원권을 이용한다. 이들은 노래연습장과 식당 등을 이용한 뒤 하루 일과처럼 D사우나로 모여 들어 시간을 함께 하는 경우가 잦았다. 확진자 동선에는 동구 맛난식당과 테헤란가요방도 있는데, 이 곳은 접촉자 파악이 미비해 지난 25일 안전안내 문자가 발송됐던 곳이다.
D사우나 관계자는 "자주 이용하는 회원들끼리 무리가 있다. 확진자 중에는 목욕탕 개업 때부터 온 단골도 있다. 대개 시간을 맞춰서 한꺼번에 찾아오는데, 하루 일과를 이곳에서 시작하거나 마치고, 스트레스도 푼다"며 "대화를 자제시키려고 TV도 끄고 바가지를 뺏기도 했지만 대화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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