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차부품업체가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인한 현대차그룹 '4월 감산설'에 떨고 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코로나19 영향이 일부 완화되며 올해 실적개선을 기대하던 찰나에 터진 반도체 이슈로 지역 차부품업계는 연일 대응 방안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현대차는 지난 29일 비상회의를 열고 내달 5일부터 13일까지 일주일간 울산1공장 문을 닫기로 했다. 폭스바겐, 아우디, 도요타, GM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감산과 휴직 등으로 생산량 조절에 들어간 가운데, 현대차도 일시 휴업을 결정한 것이다.
현대차 울산공장 휴업은 코로나19 사태로 중국에서 수입하는 전선 부품 와이어링 하니스 수급에 차질을 빚었던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이다. 이번 휴업은 소형 SUV 코나 전방 카메라에 장착할 반도체와 전기차 아이오닉5에 들어갈 핵심부품 PE 모듈 공급이 어려운 점이 원인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이번 반도체 부족 사태가 올해 하반기까지는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현대차에 납품하는 지역업체들 사이에서는 1공장 휴업이 2~5공장으로 확산해 4월부터 감산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공장에 엔진 부품과 파이프 등을 납품하는 대구 차부품업체 A사 관계자는 "일시 휴업 소식으로 어제도 대책 마련 회의를 했다"며 "완성차 시장이 전기차로 가면서 전자장비 파트 수요가 크게 늘었고 이에 필요한 반도체를 생산할 곳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핵심 원인"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재고물량이 쌓이면 당장 내일부터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영향에서 드디어 벗어나나 했는데 예상치 못한 반도체 분야에서 문제가 생기니 당황스러운 심정"이라고 말했다.
대구에서 차량용 고무 부품을 생산하는 B사 관계자는 "반도체 쪽에 문제가 생기면 차를 만들 수가 없어서 생산량이 줄 수밖에 없다"며 "계속해서 휴업 관련 정보를 업데이트하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반도체 부족이 장기화할 경우 지역의 1차 협력업체뿐만 아니라 2, 3차 협력업체까지 연쇄적인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성서산단 차부품업체 C사 관계자는 "납품 종목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반도체는 전기차든 내연기관차든 필요한 부품이어서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며 "당장은 1차 협력업체가 문제지만 지역의 대다수 2, 3차 협력업체에까지 영향을 미치면 다시 한 번 지역경제가 침체하진 않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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