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5G 시대에 대구가 세계 속 음악도시가 되려면(1)

이철우 대구콘서트하우스 관장
이철우 대구콘서트하우스 관장

세계가 4차 산업시대의 화두로 제5세대(이하 5G)를 언급하고 있다. 이미 스마트폰에서는 상용화되고 있지만 최소 2025년까지는 모든 분야에서 "이 시스템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한 성공의 조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5G는 5세대 이동통신 기술(5th Generation Mobile Telecommunication)을 일컫는 용어로 4G LTE 대비 데이터 용량은 약 1천 배 많고 속도는 200배 빠른 차세대 이동통신이다. 아직은 확장 과정에 있지만 앞으로는 증강현실, 가상현실, 실시간 온라인게임 등과 같은 다양한 실시간 쌍방 소통의 멀티미디어 서비스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하고 있다.

필자는 클래식 음악의 작곡가로 활동해오다가 현재 예술행정가로 활동하고 있어서 깊은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지는 못하다. 그러나 최소한 코로나 이후 보편화된 비대면 사회의 연장선상에서 보면 전문가들의 예상은 멀지 않은 현실이다.

게다가 기술의 급속한 발달로 온라인상에 공유될 콘텐츠들도 다양해지고 있다. 개인과 단체가 시시각각 만들어내는 콘텐츠들이 5G 기반 위에 동시에 온라인 네트워크에 업로드되는 상황도 현실화되고 있다. 다양한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결국 최고의 퀄리티 혹은, 특별하거나 독특한 것들만 살아남을 것이 자명하다. 생존을 위한 자구책을 미리 연구하고 준비하지 않으면 생존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이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세계적 인정을 받은 거장들이 한국인 중에도 많이 있다. 그러나 그에 미치지 못하는 많은 우수한 음악가들이 현재는 그나마 연주자로 살아갈 수 있겠지만 어느 시점이 되면 차선(次善)의 경계에 있는 그 어느 누구도 세계라는 벽 앞에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코로나 비대면 교육계의 상황에서 동영상을 통해 강사나 교수, 교사의 능력이 무방비 상태로 평가를 받게 됐다. 미국의 경우 하버드대를 비롯한 명문대들이 학점을 공유하면서 최고의 강좌에 수강신청이 몰렸다. 많은 비인기 강사들이 강의 기회를 잃게 되었고, 기술의 발달로 하루아침에 인기 직종 기술자들이 실업자가 되었다. 클래식 음악 분야에도 이러한 현상이 곧 나타날 것이라는 예감은 필연에 가깝다.

그렇다면, 모든 공연 콘텐츠들이 온라인상에서 공유될 경우 그들의 원본을 뛰어넘을 수 있는 콘텐츠들이 서구 음악의 본고장이 아닌 대구에 얼마나 존재할까.

결과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우리의 고유한 창의적 자산을 보유할 수 있도록 교육 현장으로부터 공연 현장에 이르기까지 독창적인 대구의 것을 교육하고 활성화시켜야 한다. 서구가 자신들이 주인이라고 하는 문화에만 집중해서는 미래가 보장될 수 없지 않을까 싶다. 유네스코 음악 창의 도시인 대구는 그들의 어법을 통해 우리의 것을 그들에게 세뇌시킬 좋은 작품들을 많이 만들어야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대구에는 충분한 능력이 있다.

이철우 대구콘서트하우스 관장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