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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삼국유사 속 ‘미탄사’ 추가 발굴 나선다

경북 경주시 구황동 일원에 있는 미탄사지 전경. 경주시 제공
경북 경주시 구황동 일원에 있는 미탄사지 전경. 경주시 제공

삼국유사에 단 한 차례 등장하는 신라 사찰 미탄사(味呑寺). 미탄사는 삼국유사 기이(紀異)편에 '신라시조 혁거세왕'이란 제목의 이야기에 단 한 번 등장한다. 최치원은 신라 왕경 6부 중에서도 본피부(本彼部) 사람이며, 그가 살던 집터는 '황룡사 남쪽의 미탄사 남쪽'이라는 내용이다. 황룡사를 기준해 그 남쪽으로 미탄사라는 사찰이 있었고, 다시 그 남쪽에 최치원 집이 있었던 셈이다.

경주 황룡사 터 남쪽 구황동 433-1번지 일원 드넓은 평야 한가운데엔 삼층석탑이 있다. 국립경주박물관이 1980년 이 일대를 조사한 뒤 무너진 부재를 다시 맞춰 쌓아 올린 것이다. 수십 년 동안 학계에선 이곳을 '미탄사지'로 불렀지만, 추정일 뿐 그 어떤 증거도 없었다.

조계종 산하 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불교문화재연구소는 문화재청의 지원을 받아 2013년과 2014년 두 차례 이곳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2014년 봄 어느 날, 유물 세척을 하던 조사단원의 손엔 기와편 하나가 들려 있었다. 꿈에 그리던 '미탄'(味呑)이란 글자가 새겨진 기와였다.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그동안 추측만 해왔던 미탄사의 위치를 처음으로 증명하는 고고자료이자, 최치원의 옛 집인 독서당의 위치까지 확인시킨 획기적인 발견이었다. 당시 조사에선 그밖에도 미탄사지의 북쪽과 동쪽 경계로 추정되는 담장열 4기, 추정 강당지, 추정 종각지 등을 포함한 건물지 2동, 배수로 4기, 방형석조 1기 등을 확인했다.

경북 경주시가 불교문화재연구소와 함께 미탄사지에 대한 추가 발굴조사에 나선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연차별로 추진한 1, 2, 3차 발굴조사에 이은 4차 발굴조사다. 신라왕경특별법의 일환으로 미탄사지 복원 등에 필요한 기초학술자료 확보한다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시는 국비 등 사업비 5억원을 배정하고 다음달 1일부터 올 연말까지 조사를 진행한다. 미탄사지 삼층석탑 하부조사와 탑 북쪽 구역 하층 유구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추가 발굴조사를 잘 마무리해 미탄사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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