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잔인한 달 4월

대구중부경찰서 경비교통과경위 김성환
대구중부경찰서 경비교통과경위 김성환

벚꽃이 만개한 아름다운 계절, 4월이 다가왔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가 힘겹게 보냈던 지난해 4월을 비롯해 과거 지난 4월들의 기억들은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았다.

2014년 4월, 차가운 바닷속에 304명의 아이를 잃은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4월은 우리에게 아픈 기억들로 가득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에게서 잊혀 가고 있는 또 하나의 사건이 있어 되짚어보고자 한다.

바로 1995년 4월에 발생한 대구 달서구 상인동 가스폭발 사고이다.

당시 상인네거리 지하철1호선 공사구간에 있는 롯데백화점 신축공사장에서 도시가스 배관이 파손되어 현장이 폭발하였다.

이 사고로 시민 101명이 사망하고 202명이 부상, 재산 피해는 540억원에 다다랐다.

사고 이후 당국은 관련자들을 처벌하고 긴급구난체계의 정비, 도시가스사업법을 개정하는 등 뒤늦은 대책을 마련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재발방지 노력에도 2000년 신남네거리 지하철 공사현장 붕괴사고, 2003년 중앙로역 화재참사, 2011년 범물동 동아백화점 앞 지하철 공사현장 가스누출 사고 등 대구 지하철은 계속되는 사건사고로 시민들의 불안감을 고조시켰다.

이처럼 우리가 생활하는 곳곳에 안전을 위협하는 여러 요소가 늘 도사리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하며, 과거 사례를 거울삼아 현재의 행복을 지키기 위한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 일환으로 대구경찰은 대구 시내 총 57개소의 지하철 역사를 테러취약시설로 지정, 정기적으로 테러예방 및 안전관리 상태를 점검하고 있으며, 112타격대와 경찰특공대가 투입되는 폭발물・총기 대테러 대응훈련도 관계기관 합동으로 실시해 오고 있다.

또한 대구도시철도공사와 합동으로 대형 사고 예방 및 대응체계 구축을 위한 관련 매뉴얼을 시대의 흐름에 맞게 주기적으로 재정비해 나가는 등 대구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의 유명한 시인 토마스 엘리엇은 '꽃들이 만발하는 아름다운 생명의 계절인 4월에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처지를 황무지로 비유하여 4월을 가장 잔인한 달'로 표현하였다.

2021년 4월, 이 땅에 떨어진 수많은 동백꽃들을 애도하며 그 꽃들이 새로운 생명으로 다시 피어나 더 아픔이 없는 아름다운 4월이 펼쳐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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