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난해 조성된 신천 술래잡이 놀이터, 비만 오면 '물'로 가득

지난해 6월 희망교~중동교 사이 신천 강변에 7억원 들여 조성
친환경 소재 '코코매트' 놀이터 바닥에, 쉽게 손상돼 들뜸 현상
움푹 꺼져 아이들 걸려 넘어지고 비오면 배수 안돼 물 가득 고여

31일 대구 희망교 부근 신천변 놀이터에서 지난 주말에 내린 빗물이 울퉁불퉁한 바닥에 고여 있어 어린이들이 빗물을 피해 걷고 있다. 학부모들은
31일 대구 희망교 부근 신천변 놀이터에서 지난 주말에 내린 빗물이 울퉁불퉁한 바닥에 고여 있어 어린이들이 빗물을 피해 걷고 있다. 학부모들은

지난해 대구 신천 강변에 7억원을 들여 만든 술래잡이 놀이터가 조성 10개월 만에 보수공사에 나섰다. 놀이터 바닥에 깔린 친환경 소재 매트가 들뜨거나 배수가 안 됐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지난 2018년 신천에 생태문화 친수공간을 구축하는 사업인 '신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남구 이천동의 희망교와 수성구 중동의 중동교 사이 신천변 인근 부지에 '신천 술래잡이 놀이터' 조성을 시작해 지난해 6월 완공했다. 약 4천877㎡의 공간에 언덕, 공중놀이기구, 그네, 수달모형석 등을 설치하면서 가족 나들이객이 이용하도록 했다.

문제는 놀이터 일부 바닥에 설치된 매트가 이용객들의 사용에 장애물이 됐다는 것. 대구시는 당시 생태 공원 사업 취지에 걸맞게 친환경 소재인 코코넛 가루와 고무를 섞은 '코코매트'를 놀이터에 깔았다. 하지만 매트가 쉽게 움푹 파이는 탓에 홈과 들뜸 현상이 발생하면서 뛰어 노는 어린이들이 자주 넘어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3살 아들과 산책 나온 최모(36) 씨는 "놀이터 일부 구간에 쿠션감이 있는 매트가 깔려있는데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정도로 표면이 심하게 울퉁불퉁하다. 게다가 매트 연결지점마다 홈이 심하게 파여 있어 아들이 뛰어다니다가 자주 걸려 넘어진다"며 "어른도 걷기 힘든 정도라고 느껴질 때가 많은데 평평한 땅에서 잘 넘어지는 아이들은 오죽하겠냐"고 전했다.

게다가 매트의 내구성이 약한 탓에 비가 올 경우 배수마저 잘 되지 않는다. 매트가 물을 흡수하지 못하자 햇볕에 저절로 마를 때까지 물이 계속 고여 있을 수밖에 없다.

손자를 데리고 나온 현모(64) 씨는 "매트가 움푹 패여 있으니 비가 그친 뒤에도 계속 물이 흥건하게 고여 있다. 고인 물의 양도 많은 탓에 햇볕에 쉽게 잘 마르지도 않는다. 물이 있는지도 모르고 손자가 뛰어든 탓에 옷을 젖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시는 지난달 30일부터 코코매트가 깔린 1천53㎡의 바닥 보수 공사에 나섰다. 하지만 기존의 코코매트 윗면에 케이스를 덮어씌우는 식에 그쳐 추후 배수 문제가 해결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대구시 수변공간개발과 관계자는 "탄성이 좋은 친환경 자재로 구성된 매트에 아이들이 뛰어 놀다보니 쉽게 매트가 망가져버린 것이다. 매트 위에 케이스를 끼우면 잘 망가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빠른 시일 내에 보수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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