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년 '병호시비'(屛虎是非)를 끝내고 지난해 11월 복원·복설된 '호계서원'(虎溪書院·경북도 유형문화재 35호)에서 4일 복원 후 첫 향사례가 봉행됐다.
이날 춘계향사는 호계서원운영위원회가 주관했으며, 전국에서 150여 명의 종손과 유림 어르신이 참석해 400년 이어온 영남 유림들간 다툼에 종지부를 찍고 화합을 다지는 계기로 삼았다.
하지만 이날 호계서원 위패 복설에 반대해 '위폐 철폐'를 주장하는 예안향교와 예안 유림 30여 명이 이른 아침부터 호계서원 진입로를 막는 등 시위를 벌여 유림들 사이에 새로운 갈등의 불씨를 낳기도 했다.

이날 향사는 참석 유림들이 현장에서 논의를 거쳐 헌관을 모셨다. ▷초헌관에 학봉종가 김종길 종손 ▷아헌관에 백암재단 김청한 이사장 ▷종헌관에 갈암종택 이원흥 종손 ▷축에는 귀암종택 이필주 종손이 추대돼 첫 춘계향사가 봉행됐다.
이날 류목기 전 재경대구경북시도민회 회장(풍산 부회장)이 향사례 전반을 이끌어갔으며, 이희범 경북도 문화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20여 명의 종가 종손도 함께 자리했다.
김종길 종손은 "호계서원에 모셔진 불천위의 후손이 초헌관을 맡는 것은 유림 어르신들에게 뵐 면목없는 일이다"며 고사했으나, 참석 유림들의 광범위한 추대 의사로 초헌관 분장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특히 노진환 호계서원운영위원장은 "예안 유림들이 주장하는 호계서원 위패 복설에 대해서는 퇴계종손을 비롯해 4명의 종손 및 유림의 광범위한 논의를 거쳐 결정된 일"이라며 "호계서원이 오랜 갈등에서 벗어나 영남 유림들이 화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 했다.
이날 향사를 봉행한 이후 호계서원운영위측은 참석 유림 어르신들에게 그동안 호계서원의 복원과 복설 과정에서 있었던 유림들간의 합의, 종손들과의 협의 등이 담긴 서류를 회람하고 설명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달 29일 집회를 통해 호계서원 위패 복설과 관련해 "협의되지 않은 위패를 철폐하라"고 주장했던 예안향교와 예안 유림 30여 명이 호계서원 입구에서 향사를 저지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후계서원에 복설된 위폐 철폐 ▷호계서원의 사회교육장 환원 ▷허가되지 않은 향사 즉각 중단 등을 요구하며 향사 참석을 위해 진입하려는 유림들과 물리적 마찰을 빚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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