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타공인 보수의 본류로 평가받는 대구경북(TK)의 정치적 위상이 4·7 재·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요동칠 전망이다.
지난해 5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취임 이후 '중도'를 향해 달리고 있는 국민의힘이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모두 승리할 경우 TK는 계속 찬밥 신세를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여당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신승할 경우 야권이 큰 폭의 정계개편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보수진영 내 거점 확보를 위해 TK를 향한 구애의 손길을 내미는 정치세력도 속속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선 보수 정당이 정권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TK와 거리를 둬야 하는 현 상황을 해결하지 않으면 보수 정당과 TK의 정치적 미래를 기약하기 힘들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지난달 23일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확정되자 당내에선 김종인 위원장에 대한 찬사가 쏟아졌다.
국민의힘 한 핵심 관계자는 "광주에 가서 무릎을 꿇었기 때문에 호남출신 수도권 유권자의 마음을 얻었고, 기본소득 등 국민적 관심사인 복지 이슈에 대한 파격적인 노선 전향으로 보수당의 이미지를 바꿔 놨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국민의힘이 서울과 부산에서 동시승리로 화룡점정을 찍는다면 제1야당의 진로는 자명하다.
보수성향이 짙은 TK는 잡아놓은 고기 취급하면서 거리두기로 일관하고, 내년 대선에서 최대 격전지가 될 수도권에 총력을 기울일 공산이 크다.
지역의 한 국회의원은 "정권교체를 위해 이번에는 대구경북이 뒤로 물러서 달라는 요구를 자주 받고 있고, 일부 지역 의원들도 그 같은 의견에 동조하고 있다"며 "대선후보는 물론 당내 경선을 관리할 차기 당 대표조차 이번에는 TK 출신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듣는다"고 전했다.
그러나 서울시장 선거가 여당의 승리로 마무리되면 상황은 복잡해진다. 차기 대선을 겨냥한 야권의 이합집산이 활발해지면서 정계개편 폭도 커질 수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차기 대선주자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정치세력이 기지개를 켜면서 보수진영 내 최대지분을 보유한 TK를 향한 구애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TK의 입맛에 맞는 후보로는 정권교체가 어렵고, 정권교체가 기대되는 후보는 TK에 거리를 두는 딜레마에 봉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TK가 선명성만 강조했다간 지지세력이 지역정당으로 전락할 수 있고 구체적인 약속 없이 대세후보의 손을 들어줄 경우 대선 후 '팽' 당할 수 있는 만큼 지금부터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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