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심을 나무, 은행에서 구하세요.'
대구시교육청(교육감 강은희)이 '학교나무은행'을 운영해 눈길을 끈다. 학교 내 제거 대상 수목을 살리고, 폐교도 활용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두고 있다.
'학교나무은행'은 학교에서 보유 중인 수목이 각종 공사로 제거돼야 할 경우 이 수목들을 폐교로 옮겨 심은 뒤 필요한 학교에 옮겨 심는 것. 대구시교육청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운영하는 제도다. 지난해부터 모은 수목들은 올해부터 반출하기 시작한다.
학교는 모양이 아름답고 오래된 수목이 많은 곳. 하지만 교사 증축, 놀이장과 주차장 설치 등 각종 사업으로 이런 수목을 제거해야 할 경우가 적지 않다. 교내 다른 지점이나 인근 학교에 옮겨 심는 게 원칙이나 그럴 장소를 찾지 못해 제거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실정이다.
수 십년 간 애써 키운 나무를 없애는 건 여러모로 안타까운 일. 해결 방법을 고민하던 시교육청은 폐교를 활용해보기로 했다. 달성군의 가창초교 우록분교(2007년 폐교) 운동장이 사용되고 있지 않은 점에 착안해 이곳을 관리 중인 달성교육지원청, 이곳 건물을 임대 중인 대구문화재단과 협의한 뒤 운동장 약 2천500㎡(750여평)에 학교나무은행을 설치했다.
이곳은 영구 제거 대상 수목뿐 아니라 각종 공사 등에 지장을 줘 제자리에 둘 수 없는 수목을 잠시 보관하는 역할도 한다. 현재 학교나무은행에 보관 중인 수목은 175주. 학교와 산하 기관을 대상으로 수요 조사 후 다음달 15일까지 22개 학교와 기관에 161주를 이식할 계획이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이번 수목 이식으로 예산 약 1억2천만원이 절감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불필요한 수목을 제거하지 않고 이식 후 학교숲 조성사업 및 각종 시설 사업에 재활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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