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과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일고 있는 경북 포항 국립등대박물관(이하 박물관·매일신문 1일 자 9면)에서 직원 간 '음성 녹음' 등 비상식적 감시가 생활화돼 내부 갈등이 심각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물관 직원들에 따르면 관장 등 10여 명이 근무하는 이곳에서 지난해 초부터 감시와 녹음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간부 A씨와 신규 채용된 직원 B씨 등이 박물관에 들어온 뒤 화기애애하던 사무실 분위가 삭막해졌고, 간단한 대화도 휴대전화로 녹음하는 버릇이 직원들에게 생겼다. A씨는 고용노동부에 제기된 '직장 내 괴롭힘' 등 사건의 피진정인이다.
제보자 C씨는 "B씨가 직원과 대화를 할 때 음성 녹음을 하는 것을 들키기도 했다"며 "이것이 어디 사용되는가 봤더니 윗선에 보고하는데 쓰이는 것이었다. 직원들의 사소한 행동까지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해 SNS로 윗선에 실시간 전달하는 것을 보고 소름이 끼쳤다"고 말했다.
이후 직원들은 행여 꼬투리를 잡힐까 봐 B씨 등과 대화를 할 때면 상대방 휴대전화 녹음이 켜져 있는지 확인하고, 자신들도 '방어' 차원에서 녹음을 하는 등 황당한 문화가 자리잡았다.
직원들은 이런 감시 보고가 박물관 상부기관인 한국항로표지기술원(이하 기술원) 임원에게 올라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C씨는 "B씨의 SNS 대화 상대를 따져보니 임원 D씨로 좁혀졌다"며 "이 때문에 D씨가 박물관 내 측근인 몇몇 인사에게 내부 감시를 지시한 뒤 보고받는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이 보고가 부정한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 직원들의 생각"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D씨의 입장을 듣고자 여러 차례 전화와 문자 등 연락을 취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6일 '직장 내 갑질과 괴롭힘'과 관련해 박물관장을 소환하는 등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박물관 한 직원은 "지난해 기술원 특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이번만큼은 해수부가 원인 파악과 갈등 해결에 적극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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