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최저가 보상제', '무료·익일배송' 정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출혈 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다. 소비자는 어부지리로 편의가 높아질 전망이지만, 자칫 업체들 재무 위기가 커지면서 승자 독식 구도로 재편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마트는 8일 '최저가격 보상 적립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인기 가공·생활용품 500종 가격이 다른 유통업체에서 판매하는 같은 상품보다 더 비싸면 그 차액을 e머니로 보상해준다는 것이다. e머니는 이마트 온·오프라인 몰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이마트앱 전용 쇼핑 포인트다.
이마트는 이번 서비스를 소개하며 온라인 쇼핑 강자 쿠팡의 로켓배송, 경쟁 대형마트 롯데마트·홈플러스의 점포배송 상품을 대놓고 비교 대상으로 저격했다.
이마트는 과거에도 자사 상품이 반경 5㎞ 이내 같은 상권의 다른 대형마트보다 비쌀 때 이를 보상하는 '최저가 보상제'를 운영하다 2007년 폐지한 바 있다.

이번 계기로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의 대응이 주목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당장 별다른 대응 계획은 없다. 최근 다른 온·오프라인 업체들이 저마다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고 있지만, 홈플러스는 지금껏 해왔던 고객 마케팅을 그대로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다 앞서 쿠팡·네이버 등 온라인 유통업계도 공격적으로 소비자 혜택을 제공하고 나섰다.
쿠팡은 지난 2일부터 익일 배송 상품인 로켓배송 경우 주문 개수와 가격에 관계없이 '무조건 무료 배송'하는 행사를 시작했다. 유료 멤버십 '로켓와우' 회원이 아니라도 누구나 로켓배송 상품을 배송비 없이 주문할 수 있다. 쿠팡은 최근 미 증시에 상장한 뒤 전북·경남에 물류센터를 세우기로 하는 등 공격적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네이버도 자사 장보기 서비스에 신세계·이마트 상품의 당일배송·익일배송을 도입하고, 멤버십을 활용한 무료배송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11번가는 미국 아마존의 한국 진출을 계획 중이다.
오프라인 유통 대기업 신세계그룹도 네이버와 2천500억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하며 친밀한 관계를 다졌고, 롯데쇼핑은 중고나라 인수에 참여하면서 중고 거래 시장에 진출했다.
롯데와 신세계는 온라인 쇼핑사업을 강화하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나란히 뛰어들었다. 두 기업은 프로야구단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를 각각 앞세워 '야구 마케팅' 경쟁까지 펼치고 있다.
유통업계는 이번 기회에 소비자 편의가 높아질 것을 기대한다면서도, 이런 경쟁이 심화해 1위 독주 체계가 굳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전자상거래 비중이 커지자 업체들은 고객에게 가장 쉽게 와닿을 가격 경쟁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장기화했다가는 재무적 부담이 쌓여 두손 드는 업체가 생기고, 승자 독식 체제로 인해 소비자 부담이 다시 커질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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