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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학구역 내 학교 설립하라" VS "학생 수 급감에 신설 어렵다"

대구 도심 학교 설립 목소리 거세…'통학구역 1.5㎞' 정해진 초등학교 민원 많아
일부 학교는 추가 증개축 할 수 없을 정도로 과밀
"인근 교육 여건 고려한 개발 필요"

현재 재건축 추진 중인 수성구 범어4동 경남타운, 가든하이츠, 을지맨션 일대. 매일신문 DB
현재 재건축 추진 중인 수성구 범어4동 경남타운, 가든하이츠, 을지맨션 일대. 매일신문 DB

대구 도심 곳곳에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학교 신설을 요구하는 주민과 학령인구 감소로 학교 설립이 어려운 상황에 놓인 교육청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도심에서는 개발지 인근 학교의 학생 수용 능력 등 교육환경을 고려해 개발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령인구 감소세가 심각한데도 개발 사업이 특정 지역에 편중되면서 일부 학교는 추가 증·개축이 불가능할 정도로 '과대·과밀화' 부작용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와 각 구·군에 따르면 향후 5년간(2021~2025년) 대구에선 모두 287건(입주 연도 기준)의 아파트 개발 사업이 진행된다. 이 가운데 31%인 89개 사업이 학부모들이 선호하거나 역세권에 위치한 수성구(범어·만촌3동), 달서구(죽전·본리네거리 인근), 중구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저출산 여파로 대구 전체 학생 수는 크게 감소해 추가로 학교를 설립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이다.

교육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의 초·중·고교생은 25만957명으로 10년 전인 2010년(38만4천930명)에 비해 34% 감소했다. 교육당국은 2030년 초·중·고생은 지금보다 15% 감소한 21만3천289명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출산률이 갈수록 떨어지면서 초등학생의 감소세는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대구의 초교생은 12만2천587명인데 2027년에는 10만 명이 붕괴된 9만4천343명, 2030년에는 지난해보다 4분의 1이 줄어든 9만1천234명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가운데 학교 신설 및 학교 배정을 둘러싼 갈등은 주로 초등학교에 집중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령인 '도시·군 계획시설의 결정 구조 및 설치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라 초등학생은 통학구역 반경 1.5㎞ 이내의 학교에 반드시 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교육청은 전체 학생 수가 급감하는 상황에 교육부로부터 학교 신설 승인을 받을 수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특정 지역에 학생이 몰려든다고 학교를 무분별하게 신설하게 되면 다른 지역에는 학교 공동화 현상이 급속히 나타날 것이다. 결국 전체적으로 지역 교육환경의 불균형을 심화시키게 될 것"이라면서 "일부 과대·과밀 학교들은 학생 수업, 생활지도를 비롯해 코로나19 등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의 안전 관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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