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약품청(EMA)이 아스트라제네카(AZ)의 코로나19 백신이 혈소판 감소를 동반하는 특이 혈전 생성의 매우 드문 사례와 관련성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면서 큰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다른 백신에 비해 저렴하다는 장점 덕분에 많은 나라가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 각국의 백신 접종계획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8일 블룸버그통신은 "서울에서 런던까지 전 세계 백신 캠페인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7일 EMA의 판정으로 "해당 백신에 대한 신뢰가 흔들렸다"며 "많은 나라가 미국의 얀센(존슨앤존슨) 백신이나 중국, 러시아 백신에 관심을 돌리고 있지만 수요가 공급을 훨씬 앞지르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MA는 기존에 18세 이상 모든 성인에게 AZ 백신 사용을 권고한 것과 관련해 새로운 접종 제한 권고는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이 발표 이후 일부 국가는 AZ 백신 접종 연령을 수정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페인 보건부는 앞으로 60∼65세에게만 AZ 백신을 접종한다고 밝혔고, 벨기에 정부는 한시적으로 56세 이상에만 접종하기로 했다.
또 이탈리아는 60세 이상에만 접종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영국은 조심하는 차원이라면서 30세 미만에는 가능한 다른 백신을 접종하라고 권고했다. 다만 호주 스콧 모리스 총리는 "현재로선 백신 배포에 어떤 변화를 시사하는 조언은 없었다"며 AZ 백신 접종계획을 바꿀 생각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
문제는 올해 전 세계에 공급이 계약된 백신의 약 25%가 아스트라제네카 제품이라는 점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원하는 국제 백신 공동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도 싸고 보관이 쉬운 아스트라제네카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현재 AZ 백신은 세계 111개국, 화이자는 82개국, 모더나는 35개국, 시노팜은 25개국, 스푸트니크 V는 20개국, 시노백은 19개국에서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EMA의 판정은 지난달 22일 기준으로 보고된 86건의 혈전 사례를 검토한 결과다. 이 가운데 18명이 사망했다. 당시까지 유럽과 영국에서 AZ 백신을 맞은 인구는 약 2천500만명이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AZ 백신과 혈전 생성 인과관계에 대해 "타당해 보인다고 고려되지만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밝혀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WHO 백신 안전에 관한 자문위원회(GACVS)의 코로나19 소위원회는 7일 성명을 통해 "백신과 가능한 위험요소 사이의 잠재적 관계를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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