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전초전' 격인 4·7 재·보궐선거가 국민의힘 압승으로 끝나면서 여권의 기존 대권 구도가 격랑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
여권 안팎에서 정권 재창출에 대한 위기감까지 고개를 들고 있어 차기 대선 레이스에 나선 여권 잠룡들의 물밑 셈법도 분주해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선거 전면에 나섰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정치적 내상이 가장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위원장은 8일 페이스북 글에서 "4·7 재보선으로 표현한 민심을 겸허하게 수용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저희들이 부족했다. 국민의 실망과 분노를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다"면서 "저의 책임이 크다. 문재인 정부 첫 국무총리, 민주당 대표와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제가 부족했다"고 사과했다.
이어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 대한민국과 민주당의 미래를 차분히 생각하며 낮은 곳에서 국민을 뵙겠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최근 한자릿수까지 내려간 지지율을 반등시킬 기회를 잃게 되면서 당분간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준엄한 결과를 마음 깊이 새기겠다. 당의 일원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국민께 더 가까이 다가가고 더 절박하게 아픔을 나누고, 문제 해결을 위해 더 치열하게 성찰하겠다"고 강조했다.
상대적으로 책임론에서 자유로운 이 지사는 이번 선거로 득과 실을 모두 얻었으나 만만찮은 숙제를 안고 가게 됐다.
진영 자체는 패배했지만, 당내 1강 주자인 이 지사에게 당내 무게추가 기울어지면 독주 체제를 강화할 수 있어 본격적인 '원톱 굳히기'에 나설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이 지사가 집중 견제 대상이 되는 상황을 배제하기 어렵고, 당내 주류인 친문(친문재인) 진영과의 거리를 좁힐 수 있느냐가 과제로 거론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번 선거 결과와 관련 별다른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정 총리로서는 선거 승리 후 화려한 정계 복귀를 기대했으나, 여권 참패로 탄력을 받기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이르면 다음 주 사의를 표명할 것으로 예상되나, 1년여의 재임기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낮은 지지율은 숙제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재명 지사가 중도층 확장으로 안정적인 지지율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여권 춘추전국시대가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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