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일명 '황제조사' 논란이 불거졌지만, 이에 대한 공수처의 해명은 나오지 않고 있는 가운데, 8일 김진욱 공수처장이 출근길에 '형법각론' 책을 들고 출근해 화제다.
책을 가방에 넣은 것도 아니고, '형법각론'이라는 책 제목이 잘 보이도록 손에 들고 출근, 기다리던 사진 기자들에게 찍혀 언론에 노출시킨 맥락이다.
아울러 김진욱 공수처장은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 공수처 건물로 들어서면서 취재진에 이와 관련한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아울러 이성윤 지검장 관련은 물론, 공수처 검사 공모 정원 미달에 따른 대책, 이규원 검사 사건 처리 등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김진욱 공수처장이 밝힌 '무언의 대답'은 '형법각론'이 된 맥락이다.
형법각론은 이재상 서울대 교수가 펴낸 형법 전문 서적으로, 1989년 첫 발간돼 지금도 계속 출판되고 있다. 이재상 교수가 2013년 사망한 후에는 제자들이 바뀐 법 및 판례 등을 반영한 보정판이 계속 나오고 있다.
김진욱 공수처장이 이 책을 언론에 드러낸 것과 관련해서는, 이날 공수처 관계자가 언론에 "평소에도 (김진욱 공수처장이)다른 책을 들고 출근하는 경우가 있어 별 의미가 없다"고 밝혔지만, 곧 있을 검·경 권한 설정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공수처는 법조인 중 판사·검사, 경찰 중 경무관 이상 경찰관 등의 사건을 다룰 경우 검·경에 우선하는 권한을 갖도록 하는 사건사무규칙을 최근 마련했는데, 이에 대해 관철시키는 게 김진욱 공수처장의 목표로 예상된다.
김진욱 공수처장의 이번 책 노출을 두고는 지난해 12월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국회에 출석해 언론 카메라에 노출시킨 책이 함께 회자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공수처'가 공통된 연관 키워드이다.
지난해 12월 9일 국회에서 추미애 장관은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린 가운데, 김기현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공수처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시작하자 검사 출신 이연주 변호사가 쓴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를 꺼냈다.
이어 독서를 계속 하면서 책에 줄을 치기도 했다. 추미애 전 장관이 줄을 친 부분은 '특수통 검사들은 총장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 한다며 반역한 것'이라는 문구이다. 2012년 당시 한상대 검찰총장과 최재경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갈등을 빚은 상황을 가리킨다.
당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이 최재경 중수부장과 함께 반 한상대 노선에 있었는데, 결국 당시 검란은 한상대 총장의 사퇴로 마무리됐다.
추미애 전 장관은 재임 중 검찰 인사에서 '특수부 몰락, 형사부 중용'으로 이름 지을 수 있는 인사를 잇따라 펼쳤고, "현재 검찰의 신뢰 실추는 특수부 검사들이 다 만들었다. 나머지 검사들은 다 피해자"라고 언론에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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