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자 매일신문 오피니언면 하단에 실린 광고가 눈에 들어왔다. 상업 광고가 아닌 의견 광고인 점을 고려, 그대로 옮겨본다.
'독립운동 역사를 바로 세운다! 만주벌 호랑이 일송 김동삼 장군 공훈 재심사 요청'이란 제목이다. 내용을 요약하면 우리나라 독립운동의 중심이 된 신흥무관학교가 김동삼 장군, 석주 이상룡(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 월송 김형식 선생 등 영남의 혁신 유림 주도로 운영되고 성과를 냈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은 백하 김대락 선생이 쓴 '백하일기'와 이상룡 선생이 쓴 '석주유고'에 담겨 있다, 지금까지의 학설은 신민회와 이회영 일가 6형제가 많은 돈을 가지고 서간도로 가서 신흥무관학교를 세우고 3천500여 명의 독립군 장교를 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광고 주체인 '일송 김동삼 장군 공적 재심사 요청 시민참여위원회'는 김동삼, 이상룡, 김대락, 서산 김홍락 선생 등 4분의 공적에 대한 국가보훈처의 공적 재심사를 요청한다며 시민 참여를 부탁하고 있다.
백하일기와 석주유고는 "신흥무관학교는 만주 논농사의 성공으로 가능했다. 만주 논농사의 성공은 백서농장으로부터 시작됐다. 백서농장은 김동삼 장군이 주도했다(이상룡, 김형식 선생이 논농사 시험 성공)"고 소개하고 있다.
백하일기는 김대락 선생의 만주 망명 기록으로 1911년 1월 6일 서울을 떠나면서부터 1913년 12월 31일까지 만3년의 일들을 날짜별로 기록했다. 1911년은 '서정록', 1912년은 '임자록', 1913년은 '계축록'이란 표제를 달고 있다.
석주유고는 이상룡 선생의 시문집으로 아들 이준형이 편집·필사했다. 이상룡 선생이 쓴 시와 편지, 제문, 잡저, 여행기 등이 6권 1책으로 담겨 있다. 석주유고는 유학·개화사상 등 개인의 사상적 변화와 독립운동 과정을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근대사의 변화를 밝혀주는 훌륭한 자료다. 잡저의 '서사록'은 1911년 1월 5일부터 4월 13일까지의 일기로 만주 이주와 정착 과정을 담고 있다.
2021년은 영남 지역 독립운동가들의 만주 망명 110주년 되는 해이다. 한국국학진흥원과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은 이에 따른 기획 보도를 12차례에 걸쳐 진행하고 있다. 1편 '다른 날 좋은 세상 되거든 돌아오리라', 2편 그들은 어떻게 망명했나' 등이다.
기자는 2017~2019년 안동 근무 시절 일제강점기에서 벗어나려는 독립운동가들의 몸부림이 태동한 임청각을 자주 찾았다. 임청각 주인 이상룡 선생은 왜 99칸 보금자리를 팔아 독립운동을 했을까. 임신부를 포함한 온 가족을 데리고 만주로 간 이유는.
안동에서 각종 자료를 통해 석주의 아들 이준형 선생이 가족을 보살피고 군자금을 마련하는 등 독립운동가 뒷바라지로 가장 고단한 삶을 살았음을 알게 됐다. 그가 쓴 '선부군유사'(이상룡의 일대기)는 생생한 독립운동사다. 석주 선생 서거 후 중국에서 임청각으로 돌아온 이준형 선생은 1942년 종가 보존의 어려움 등으로 무너진 자존감을 이기지 못하고 자결했다.
임청각은 올해 1월 중앙선이 이전됨에 따라 원래대로 복원 공사에 들어갔다. 일제의 중앙선 철도 건설로 잘려나간 임청각 30여 칸이 복원되고 있다. 오는 2025년, 복원된 임청각에서 내려다보는 낙동강의 모습이 기다려진다.

지난 11일은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이었다. 경상북도는 독립운동기념관에서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은'을 주제로 기념식을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기념식은 이전보다 축소돼 진행됐으나 독립에 대한 그들의 간절한 뜻은 후손들에게 전해졌을 것이다.
기자는 예전 중국 동북지역 여행 때 만주 망명으로 독립운동을 한 경북인들의 흔적을 직접 찾아 나선 적이 있다. 시간과 지식 부족으로 석주 선생 일가의 정착지인 유화현 삼원보를 밟지 못한 아쉬움이 남아 있다.
암울했던 시대를 살며 나라를 되찾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한 경북인들의 숭고한 정신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독립운동 역사를 바로 세우는 노력이 좋은 결실을 거두어 경북인들의 독립운동 발자취가 더 빛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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