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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선생 귀향 450년 "제2회 퇴계 귀향길 재현 걷기-15일 경복궁 출발"

지난 2019년 4월 퇴계 귀향 450년 맞아 걷기 재현
15일부터 28일까지, 270여km를 14일간 걷는다.

도산서원과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은 오는 15일부터 28일까지 퇴계선생 마지막 귀향길을 따라 걷는
도산서원과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은 오는 15일부터 28일까지 퇴계선생 마지막 귀향길을 따라 걷는 '퇴계선생 귀향길 재현 걷기'를 두번째로 마련한다. 사진은 지난 2019년 제1회 퇴계 선생 귀향길 걷기 재현단의 모습. 매일신문 D/B

1568년 7월, 68세의 퇴계 이황(李滉·1501~1570) 선생은 선조임금의 부름을 받고 조정에 나아갔다. 선조 2년, 임금의 보령은 17세였다.

이후 선생은 경연에서 성심을 다해 소년 임금을 보좌했다. 그 해 12월, 평생의 학문적 공력이 담긴 '성학십도'를 임금에게 올린 선생은 고향 예안(지금의 안동)에 돌아가 삶을 마무리 하려고 했다.

임금과 조정의 신료들은 선생이 조정에 남아 소년 임금을 보필해 주기를 바랐으나, 선생은 몇 달에 걸쳐 사직 상소를 올렸다.

1569년 3월 4일에야 임금은 선생에게 일시적인 귀향을 허락했다. 귀향 1년 9개월만(1570년 12월 8일)에 선생께서 돌아가셨기에 생애 마지막 귀향길이 됐다.

귀향 소식을 들은 홍섬, 박순, 기대승, 윤두수, 김귀영, 김성일, 이순인과 같은 명사들은 대거 한강 두뭇개나루(지금의 동호대교 북단)로 나와 전별했다. 여러 분이 배 위에서 송별시로 아쉬움과 존경을 표하기도 했다.

도산서원과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은 오는 4월 15일 퇴계선생 귀향길을 따라 걷는 '제2회 퇴계선생 귀향길 재현 걷기'를 시작한다.

지난 2019년 귀향 450년을 맞아 재현한 이 길 걷기는 오늘날 개인의 나아감만을 추구하는 우리들에게 다시 한 번 옷깃을 여미고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를 던져 주면서 많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진행하지 못했다.

도산서원과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은 오는 15일부터 28일까지 퇴계선생 마지막 귀향길을 따라 걷는
도산서원과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은 오는 15일부터 28일까지 퇴계선생 마지막 귀향길을 따라 걷는 '퇴계선생 귀향길 재현 걷기'를 두번째로 마련한다. 사진은 지난 2019년 제1회 퇴계 선생 귀향길 걷기 재현단의 모습. 매일신문 D/B

올 해는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행사의 참 의미와 여망을 반영해 옛 일정대로 15일부터 28일까지 진행한다.

경복궁에서 도산서당까지 선생의 귀향 날짜(음력 3월4일~17일)와 노정에 맞춰 걷는다. 퇴계의 귀향길 270여km(이중 충주댐 수몰 지역 30km는 선박 이용)를 13박 14일간 매일 평균 20km를 걸어간다.

임금께 하직 인사를 드리고 경복궁을 나섰던 452년 전의 퇴계선생처럼 재현단은 4월 15일 오후 2시 경복궁 사정전 앞에서 출발한다.

출발에 앞서 1시 20분부터 재현단을 이끄는 김병일 도산서원 원장의 인사말, 강경환 문화재청 차장과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의 축사에 이어 선생이 작사한 '도산십이곡'을 참석자가 함께 노래 부른다.

도산서원과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은 오는 15일부터 28일까지 퇴계선생 마지막 귀향길을 따라 걷는
도산서원과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은 오는 15일부터 28일까지 퇴계선생 마지막 귀향길을 따라 걷는 '퇴계선생 귀향길 재현 걷기'를 두번째로 마련한다. 사진은 지난 2019년 제1회 퇴계 선생 귀향길 걷기 재현단의 모습. 매일신문 D/B

경복궁 광화문을 나선 재현단은 4인씩 걷는다. 이튿날(4월 16일) 오후 2시에는 옛날 퇴계선생이 이틀째밤을 지냈던 봉은사 내 보우당에서 한국고전번역원 이상하 교수가 '퇴계와 불교', 한국국학진흥원 임노직 박사가 '사명대사와 안동선비'에 대해 강의한다.

이후 걷는 길마다 선생이 머물렀거나, 지인들과 시(詩)를 주고받은 곳에서 선생이 주고받은 시를 '창수'(唱酬)하거나 소규모 즉석 강연회를 가진다.

23일 2시경에는 청풍문화재단지 내 한벽루(寒碧樓)에서 선생의 시(詩) 현판 제막식을 가질 예정이다.

28일 재현단 일행이 안동 도산서원에 도착하면 상덕사에서 선생께 고유하고 도산서당에서 마무리 좌담회를 가지며 마무리 한다.

도산서원과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은 오는 15일부터 28일까지 퇴계선생 마지막 귀향길을 따라 걷는
도산서원과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은 오는 15일부터 28일까지 퇴계선생 마지막 귀향길을 따라 걷는 '퇴계선생 귀향길 재현 걷기'를 두번째로 마련한다. 사진은 지난 2019년 제1회 퇴계 선생 귀향길 걷기 재현단의 모습. 매일신문 D/B

이번 재현단은 하루 4명으로 제한한다. 특히, 2019년 1회 걷기 행사 때 참여했던 인문학 전공자 13명이 일반인에게 이 길을 권유하고자 퇴계의 귀향길 인문답사기 '퇴계의 길에서 길을 묻다'를 펴내고 함께 걷는다.

모든 행사는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의 유튜브 채널 '퇴계의 길에서 길을 묻다'를 통해 시청할 수 있다.

김병일 도산서원 원장은 "선생은 왜 임금의 만류와 많은 사람들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물러남의 길을 택했을까?. 거기에는 선생께서 평생 염원한 소망이 담겨있다. 선생의 소원은 '善人多' 즉, 착한 사람이 많아지는 세상이었다"고 했다.

조정에서의 일은 다른 사람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사람의 도리를 찾는 깊이 있는 학문과 이를 솔선하는 인격적 지도자 선비를 길러내는 일은 자연 속 고요한 가운데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김병일 원장은 "그 장소로 적합한 곳이 자신의 고향 도산이라고 생각했다. 즉, 선생의 물러남은 착한 사람이 많아지는 세상을 위한 또 다른 나아감이지 않았을까?. 이러한 선생의 길을 따라 걷는 것은 오늘날 개인의 나아감만을 추구하는 우리들에게 다시 한 번 옷깃을 여미고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줄 수 있을 것"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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