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부터 전국 도심의 자동차 제한속도가 일반도로 시속 50㎞, 주택가·이면도로 시속 30㎞로 제한된다. 대구 시내 대부분 도로 역시 이에 준한다. 다만 신천대로(80㎞), 달구벌대로(60㎞), 동대구로(60㎞), 신천동로(60㎞), 앞산순환도로(60㎞) 등 자동차전용도로와 순환 기능을 갖는 일부 도로는 현행 속도 유지 또는 60㎞ 이상이 허용된다. 이에 운전자들은 "도로별로, 시간대별로 교통량이 다른데 일률적 제한이냐"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도로 상황에 따라 자율 속도로 운전하고도 사고가 나지 않는다면 더 좋을 것이다. 실제로 미국 일부 주(州)에서는 시속 60㎞ 제한 도로에서 앞차가 70㎞ 속도로 달리고 있을 경우 뒤따르는 자동차도 70㎞를 유지하는 것이 법에 부합한다. 이 경우 교통 위반 단속을 하더라도 경찰은 맨 앞차에만 위반 딱지를 뗀다. 저속 차량 뒤에 4대 이상 자동차가 꼬리를 물면 맨 앞 차에 범칙금을 부여하는 주(州)도 있다. 교통 흐름에 따른 속도 조절을 중시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운전 문화는 너무 과속하는 게 사실이고, 속도를 줄이면 사고가 감소하는 것도 분명하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제한속도를 낮추기 이전(지난해 1∼3월)과 이후(올해 1∼3월)를 비교한 결과 관내 시내 도로 등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건수가 각각 1만1천536건에서 1만842건으로 6%(694건) 줄었다고 11일 밝혔다. 사망자는 49명에서 33명으로 32.7%(16명), 부상자는 8천270명에서 6천678명으로 19.3%(1천592명) 감소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연구에 따르면 자동차 속도가 시속 60㎞에서 50㎞로 줄면 보행자가 중상을 입을 가능성이 19.9% 감소한다.
다소간의 불편을 감수함으로써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다면 속도를 줄이는 것이 낫다. 속도를 줄인다고 많이 늦어지는 것도 아니다. 도심에서 10㎞ 거리를 시속 60㎞로 주행할 때와 50㎞로 주행할 때 3분 정도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몸에 밴 과속 습관을 떨친 뒤에 '자율적인 제한속도'를 논의해도 늦지 않다. 지금은 속도를 줄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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